[쿠키뉴스 김해=강승우 기자] 절도행각 의심을 피하기 위해 범행 때 복면을 쓴 절도범이 모자 때문에 범행이 들통 나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지난 2일 오후 10시 부산 해운대구 한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A(35)씨 주변으로 건장한 남성들이 몰려들더니 금세 에워쌌다.
최근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 상가 수십 곳을 털어 상인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절도사건이 막을 내린 순간이었다.
A씨의 용의주도함은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A씨는 의심을 피하려고 범행 당시 항상 복면을 했다.
또 대머리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발과 모자를 썼다.
경찰 추적을 따돌리려고 A씨는 범행 후 수㎞를 걸어서 이동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상가 상습절도 사건 용의자 확보에 애를 먹었다.
A씨 범행이 늘어날수록 상인들은 밤잠을 설치며 불안에 떨었다.
그러다 용의자 동선을 역추적하던 경찰관의 눈에 낯익은 모자를 쓰고 있던 A씨가 띄었다.
사건 용의자가 범행 때 항상 쓰던 모자와 똑같았던 것이었다.
A씨는 순순히 자신의 범행을 실토했다.
경찰은 A씨 집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절단기 등을 발견했다.
8일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상가 수십 곳에서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A(35)씨를 구속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의 46곳 상가에 침입해 현금 1300만원과 담배, 상품권 등 총 155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흥비를 마련하려고 그랬다. 완전범죄라고 생각하고 잡히지 않을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A씨를 상대로 집중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