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대만계 증권업체 유안타증권이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자본잠식과 소송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013년 동양사태(동양그룹 부도)의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유안타증권, 실적 개선됐으나…일부 자본잠식 여전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올해 1분기(연결기준) 순이익이 7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3%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의 매출(순영업수익)도 지난해 같은 분기 보다 25.9% 늘어난 46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16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한다면 조금씩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순자본 비율(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비율인 )은 441.57%로 지난해 450.56%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위험 수준(100%)은 도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안타증권은 201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일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일부 자본잠식은 자기자본(자본총계)이 자본금 보다 적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유안타증권은 2014년 자본총계 9196억원에서 2017년 1분기 1조295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자본금은 현재 1조624억원으로 자기자본 보다 많은 상황이다.
이자보상배율도 여전히 저조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유안타증권은 약 8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이자비용은 249억원이 넘는다. 즉 영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이자 조차 제대로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2013년 동양사태라는 전무후무한 금융 사건으로 인해 회사의 존립이 크게 흔들렸고 그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동양증권은 한때 증권사의 신성장동력이었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시장에서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해왔다. CMA 누적 가입계좌수는 매년 급증하며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동양사태(동양그룹 부도)가 터지면서 그룹의 위기가 동양증권으로 번졌다.
동양증권은 결국 지난 2014년 대만계 증권사 유안타증권으로 M&A(인수·합병)돼 간판을 바꿔달았다. 주인은 바뀌었지만 동양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서명석 사장은 해임되지 않고, 대만에서 온 황웨이청과 함께 유안타증권의 공동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두 사람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각종 소송도 골머리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문제도 악재 가운데 하나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241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5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이달 내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일부 투자자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이 지속화되면 보유 중인 채권을 현금으로 회수하기 어려워 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천문학적인 소송 금액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총 44건의 소송 사건에 피소돼 있다. 소송가액수는 5660억2600만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유안타증권은 최근 공시를 통해 “소송과 관련해 총 202억2600만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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