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여고 교실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한 40대 교사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창원 모 여고 교사 A(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21일 오후 7시께 자신이 담임으로 있는 교실의 분필통에 360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 1대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카메라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볼 수 있는 모델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업 지도 목적으로 카메라를 설치했을 뿐 추행의 의도는 전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이 카메라를 공룡발자국 동아리의 탐사목적 연구비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이날 이 카메라를 설치했으나, 카메라에서 반짝이는 불빛을 수상히 여긴 학생들이 발견하면서 들통 났다.
하지만 A씨는 학생들에게 사전에 이 같은 내용을 알리지 않고 학생들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
카메라에는 이날 촬영된 5분가량의 동영상이 녹화돼 있었다.
이 영상에는 학생들이 자습하는 장면과 함께 교실 앞쪽에 앉은 학생들의 신체 일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교사가 카메라를 학생들 몰래 설치한 부분에 대해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성추행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또 교장이 과거 학생들을 대상으로 훈화 때 했던 발언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해 4월 학생들에게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좋은 직장에 취직을 못하고 그러면 성(性)을 팔게 될지도 모른다” “예쁘지만 맛없는 사과와 못생겼지만 맛있는 사과 중 어떤 것을 먹겠느냐”고 이야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교장은 “학생들의 내실을 강조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이달 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은 현재 이 학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학교 교장과 A씨는 이달 말 열리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어서 징계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연구목적으로 카메라를 구입했더라도 학생들 동의나 사전에 고지 없이 카메라를 설치한 부분은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성추행 의도가 있었으면 특정 부위가 명확히 찍혀야 하는데 전체적인 영상은 학생들 자습 동영상인데다 신체 어느 한 부분을 고의로 찍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어 징계 수위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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