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안전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고도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소고도서 사고 잇따라 발생
지난 6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명 소쿠리섬으로 불리는 소고도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썰물 때 이 섬 뒤편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던 3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의식을 잃은 것이다.
사고 현장에는 섬 반대편에서 근무 중이던 (사)한국해양구조협회 창원지부 회원들이 먼저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하는 등 응급조치를 했다.
신고를 받은 창원해양경찰서 함정도 현장에 출동했지만 섬 뒤편에는 접안 시설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결국 이 남성은 민간 어선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날 구조에 나선 창원지부 한 회원은 “이번 사고는 예견된 사고였다”며 “관계 기관에 피서철 한시적으로 안전관리 강화를 건의했지만 정식 해수욕장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가족과 함께 이 섬을 찾아 야영 중이던 40대 여성이 새벽에 해안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4월에는 부모와 함께 이 섬에 온 7세 아이가 다른 어린이가 실수로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관광객은 느는데 안전사고 우려도 늘어
소고도는 전체 면적 10만8600㎡으로, 가까운 육지 명동에서 배로 10분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수심이 얕고 야영과 낚시가 가능해 주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즐겨 찾고 있다.
피서철인 7월~8월에만 이 섬을 찾는 입도객이 해마다 1만여 명에 달한다. 1년 전체 입도객은 최대 3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꾸준히 늘고 있는 관광객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7월~8월 성수기 기간에 짧게는 30일에서 길게는 60일가량 비영리단체인 (사)한국해양구조협회 창원지부 회원들이 나서 응급환자 처치나 구조 활동 등 시민 안전을 맡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활동시간은 오후 6시까지여서 이후에는 시민 안전이 취약해지는 구조다.
실제 지난 1일 오후 10시50분께 이 섬에서 야영 중이던 40대 남성 2명이 오해로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을 벌이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경 도움을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또 다른 야영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 단체의 활동도 20일이면 종료된다.
이 때문에 이후 소고도를 찾는 시민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지부 관계자는 “촌각을 다투는 긴급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자체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이 있어 지자체와 관계 기관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해양항만과 관계자는 “시가 근거 없는 예산을 지원하기엔 난감한 부분이 있었는데 올해 초 관련 조례가 제정‧공포되면서 예산 지원 근거가 마련돼 현재 지원 규모를 정함에 있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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