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59억 원의 흑자를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위원장 정몽규)는 12일 오전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해산 총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조직위는 잔여재산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제2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건립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의 결과 보고에 따르면, 조직위는 대회 개최를 위해 총 190억 원을 지출했고, 249억 원의 수입을 거둬 총 59억의 흑자를 기록했다. 조직위는 해산 총회를 통해 잔여재산을 유.청소년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한 ‘제2 NFC’ 건립에 활용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문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조직위는 “현재 대한축구협회가 사용하고 있는 파주NFC는 각급 대표팀의 동시 소집시 수용 능력에 한계가 있어 제2 NFC의 건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조직위는 이번 의결안을 문체부가 승인할 경우 잔여재산을 종자돈으로 정부와 대한축구협회의 출연금을 더해 제2 NFC 건립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는 잔여재산 외에도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가 남긴 성과를 공개했다.
‘경제적이고 자생력 있는 축구대회’와 ‘축구 유산 창출’을 핵심 목표로 삼아 개최한 이번 대회는 기대 이상의 관중 참여와 후원 유치로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지난 6월 막을 내렸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가 ▲노후 시설 개보수를 통한 축구 환경 업그레이드 ▲정부 지원 최소화, 자생력 갖춘 흑자대회로서의 모범 사례 ▲높은 시청률로 입증된 청소년 축구 열기 확산 및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 인식 제고 ▲높은 유료 관중 수치로 나타난 관람 문화 개선 ▲선진화된 자원봉사 문화 확산과 매뉴얼 확립 ▲단 한 건의 사고없는 유관 기관 협력체계 구축 ▲국제대회 운영 경험 갖춘 인적 유산 창출 등 유무형의 유산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먼저, 수원, 전주 등 6개 도시 24개 경기장과 훈련장의 잔디를 교체했다. 또 전광판, 음향, 냉난방, 조명, 라커룸 등 시설들의 전면 보수가 이뤄졌다. 이렇게 개선된 축구 환경은 경기장을 사용하는 프로구단 및 아마추어, 생활 축구인들에게 혜택으로 돌아갔다.
기존 경기장을 활용해 대규모 건축 사업 없이 대회를 준비한데다, 로컬 후원사 6개를 확보한 것은 흑자재정의 바탕이 됐다. 이전 대회보다 많은 경기당 평균 7899명의 관중을 기록했고, 최대 목표치로 잡았던 티켓 판매 수익 50억원을 초과 달성한 것도 대회 성공을 이끌었다. 전 좌석 지정석 판매로 관중 안전을 확보했고, VIP 좌석 외에는 무료티켓을 없애 높은 유료 관중 비율(92.4%)을 이뤄낸 것도 FIFA가 인정한 성과다.
높은 관심은 시청률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U-20 대표팀의 경기마다 방송 3사 시청률 합계 20% 이상을 기록하며 팬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 KBS 단독 시청률 12.4%은 지난 8월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13.9%)에 이어 올해 국내 스포츠 경기 중 시청률 2위로 기록됐다. VAR(비디오판독시스템)과 ABBA(승부차기 시스템) 도입도 흥미를 유발했다.
조직위 본부와 6개 경기장에서 활약한 자원봉사자 총 1137명의 헌신적인 노력도 성공적인 운영의 밑거름이 됐다. 자원봉사자들은 40대~6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42%로 20대(55%)에 이어 큰 비율을 차지했다. 또 87%의 높은 출석률을 기록해 우리나라의 자원봉사자 문화가 점점 선진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테러방지법에 의해 대테러센터가 ‘안전대책본부’ 역할을 수행한 최초의 국가 행사였다. FIFA의 안전담당관 외 경찰 2만782명, 소방 1241명, 군 3151명과 민간 안전 요원 1만232명(경기별 누적인원)이 투입돼,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대회를 마무리했다.
조직위는 “인프라 업그레이드와 수지 흑자가 대회의 유형적 자산이라면, 대회 운영에 참여한 분야별 담당자들의 국제대회 운영 노하우 습득과 이를 통한 인적 유산 배출은 무형의 자산”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팀 연락관, 심판연락관을 포함한 조직위 임직원 83명, 6개 개최도시 월드컵 추진단 및 시설관리공단과 축구협회 관계자 251명이 투입되어 대회 준비와 운영에 참여했다. 국제 기준에 맞는 잔디 관리 노하우와 시설 운영, 대회 운영 방식을 배운 것은 수확이다. 이들이 습득한 노하우는 향후 국제 축구대회나 스포츠대회 개최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