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국내 업체의 경쟁 심화로 식음료 관련주의 하향세가 뚜렷하다. 오리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식음료 관련주가 하락한 상태다. 정부의 사드 임시 배치 결정으로 관련 업체의 주가 급락은 계속 이어질 전망한다.
코스피 산업별지수에 따르면 13일 기준 식음료업종 지수는 4330.58으로 3개월 전(6월 14일, 4773.05)에 비해 9.25% 감소했다.
종목별로는 롯데칠성을 비롯해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농심, 동서, 오뚜기, 삼양사, 롯데푸드 등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초코파이’로 잘 알려진 오리온의 주가만 유일하게 상향세다.
13일 종가기준 자본총계 1위인 롯데칠성은 147만9000만원으로 3개월 전(2017년 6월 14일, 182만5000원)에 비해 18.95% 줄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롯데칠성의 목표주가(13일 기준)는 191만2500원으로 3개월 전(201만7692원)에 비해 5.21% 낮아졌다.
CJ제일제당은 34만6500원으로 3개월 전(38만4500원)에 비해 9.88%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의 목표주가도 하향세다. 증권사들이 지난 6월 14일 제시한 CJ제일제당 목표주가는 48만3333원이었으나, 이달 13일 목표주가는 46만6842원으로 3개월 전과 비교해 3.41% 하향 조정됐다.
롯데제과도 내림세다. 롯데제과(13일 종가기준)는 19만8500원으로 3개월 전(21만원)에 비해 5.47% 떨어졌다. 목표주가는 24만원으로 3개월 전(25만2600원)에 비해 4.98% 낮게 제시됐다.
이밖에 농심 (-4.37%), 동서(-14.21%), 삼양사(-10.80%), 오뚜기 (-14.13%), 롯데푸드(-9.00%) 등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됐다.
상장 식음료업체(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 가운데 주가가 가장 하락한 곳은 청정원, 순창고추장 등으로 잘 알려진 대상(-19.85%)이다. 대상은 13일 기준 2만2600원으로 3개월 전(2만8200원)에 비해 급락했다. 증권사들의이 대상에 대해 제시한 목표주가도 3만2929원으로 3개월 전(3만4714원)에 비해 5.14% 낮아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식음료 관련주가 하락세의 원인을 내부적으로는 국내 업체 간의 경쟁 심화, 외부적으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한 갈등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중국 사드 영향에 따른 매출 하락과 가공식품 업체들의 경쟁강도 상승으로 수익성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드 배치가 식음료 관련주 하락폭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련 업체들의 중국 내 매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요 식음료 기업 가운데 중국 내 매출 비중이 10%를 넘는 곳은 오리온이 유일하고 농심도 7.7%다. 또한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한 나머지 기업의 중국 매출 비중도 2~3% 정도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전문가 중에는 식음료 관련주의 반등을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심은주 연구원은 “사드 부정적 영향으로 실적 쇼크를 시현했던 업체(오리온, 농심)들은 예상보다 빠른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기저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업종 전사 이익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경쟁 심화로 판관비가 대폭 증가했던 업체(농심, 하이트진로)는 기저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