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STX조선 폭발 사고는 구조적 안전관리 부실 원인” 결론

해경, “STX조선 폭발 사고는 구조적 안전관리 부실 원인” 결론

기사승인 2017-09-26 12:39:46

지난달 20일 물량팀 노동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남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를 수사한 해경 수사본부는 사업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안전관리 부실이 사고의 근본 원인이라고 26일 결론 내렸다.

해경 수사본부는 폭발 사고의 직접 원인은 설치기준이 못 미치는 환기시설로 탱크 내부에 유증기가 쌓였고, 방폭기능을 상실한 불량 방폭등에 유증기가 닿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해경 조사 결과 해당 작업장에는 실내 공기를 실외로 배출하는 배출기는 4, 실외 공기를 실내로 유입하는 흡입기는 2개가 설치돼 있어야 했지만 실제 사고 현장에서는 매뉴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배출기 2, 흡입기 1개만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현장에는 총 4개의 방폭등이 설치돼 있었는데 모두 완전 패킹(공기차단)’이 되지 않은 불량 방폭등으로 조사됐다.

방폭등은 불빛을 내는 전구와 스파크를 방지하기 위해 전구를 완전히 감싸는 덮개 유리로 구성돼 있다.

통상 페인트 작업을 하면 분산되는 페인트 입자가 덮개 유리에 묻게 돼 불빛이 약해져 제때 교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검증된 정상 덮개 유리가 아닌 방폭 기능이 없는 일반 덮개 유리로 임의로 교체한 사실이 해경 수사에서 드러났다.

해경 수사본부는 경비 절감 차원에서 원청업체도 이 사실을 알고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했다.

이뿐만 아니라 가스폭발 위험이 있는 밀폐 공간에서는 관련법에 따라 작업 전 가스농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원청업체인 STX조선해양은 매년 실시해야 하는 가스검침기 검교정을 201511월 이후부터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현재 STX조선해양 조선소장 조모(55)씨 등 원하청 관계자 16명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입건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예전부터 계속 진행된 관행이고 현실 여건 상 안전 관련 매뉴얼을 지킬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수사본부는 수사선상에 오른 원청업체 직원들의 추가 입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사본부는 추석 연휴에도 수사를 계속 진행해 연휴가 끝나는 대로 일부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등 사건을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남해해경청 수사정보과장 김태균 수사본부장은 이 사고는 결국 안전불감증이 원인으로 현재 는 수사를 마무리 하는 단계로 구속영장 신청 등 피의자 신병 처리 여부를 검찰과 최종 협의 중이라며 사고 원인이 밝혀진 만큼 사고 책임자들이 반드시 처벌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오전 1135분께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조선소 4안벽에서 건조 중이던 74000t급 석유운반선의 RO(잔유)탱크가 폭발해 이 탱크 안에서 도장 작업 중이던 물량팀 노동자 4명이 숨졌다.

한편 STX조선해양은 이 사고와 관련한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도 199건(사법처리)이 적발되는 등 안전보건시스템 약화로 전반적인 작업안전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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