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의 남녀 임금 격차는 평균 30~5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여성의 임원 진출도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이후 정부 부처에서는 여성 할당제를 강화하는 등 여성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 남녀 간의 ‘견고한 유리천장’은 여전했다. 이는 해당 업종에서 여직원들의 이탈, 사원 및 대리 위주의 여직원 분포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0대 주요 증권사의 남녀 임금 격차는 평균 30%에서 50.06%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사업 부문별로 임금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의 경우 자기매매 부문에서 남녀 간 임금 차이는 1.26%에 불과했다. 자기매매 부문에서 남성이 올해 상반기에 받는 급여는 약 7214만원, 여성이 받는 급여는 7123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영업에 있어서는 남성의 상반기 급여는 약 7037만원으로 여성(약 3901만원) 보다 약 44% 이상 높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는 단순히 남녀 간 임금 격차의 문제라기 보다는 해당 부서에 속해있는 직급의 차이”라며 “부장급 이상의 직급의 여성 직원들이 비율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라고 말했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임금 격차가 가장 큰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약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부문별로 본다면 본사영업에서 남성 직원의 임금은 1억8512만원인데 반해 여성의 급여는 6506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A증권사 관계자는 “계약직 비율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 증권사도 남녀간 임금 격차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종금에 이어 NH투자증권(44.51%), 미래에셋대우(41.57%), 한국투자증권(40.73%) 등이다. 반면 남녀 간 임금 격차가 가장 낮은 증권사는 삼성증권(29.56)이다.
여성들의 임원 진출도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대 증권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2%도 못미친다. 이는 7대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 진출 비율(약 7.6%) 보다 낮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여성 임원이 있는 증권사는 삼성증권(2명), KB증권(2명), 메리츠종금(1명), 키움증권(1명) 등이다.
삼성증권은 SNI사업부장 이재경 상무, 박경희 삼성타운금융센터장(상무)가 임원으로 속해있다. KB증권은 박정림 WM부문장과 홍은주 사외이사가 임원으로 자리잡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명희 상무, 전옥희 주식운용팀 이사대우가 임원으로 속해있다. 또한 최근에 신한금융투자에서 여성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의 경우 오너가 여성(이어룡 회장)이지만 전 회장이 타계하면서 자연스럽게 임원 자리에 올랐을 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업종의 특성 때문이라기 보다는 사원과 대리급 여성 비율이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결혼이나 가정생활 등의 특수한 문제로 여성 직원의 이탈이 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