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는 e스포츠에 부적절? 편견 깬 포인트 블랭크의 흥행 공식

FPS는 e스포츠에 부적절? 편견 깬 포인트 블랭크의 흥행 공식

기사승인 2017-10-19 18:33:11

FPS(First-person shooter)는 e스포츠에 적합하지 않다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깬 사례가 있다. ‘포인트 블랭크’다.

개발사인 제페토는 포인트 블랭크를 종목으로 한 e스포츠 대회 ‘포인트 블랭크 인터내셔널 챔피언십(PBIC)’을 오는 21·22일 양일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진행한다.

이 대회는 매년 6000팀·3만여 명이 예선전에 참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1년 한국에서 첫 발을 뗄 당시 6개국(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터키, 브리질, 한국)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이 게임은 제페토가 개발한 ‘아이큐브 엔진(i-Cube Engine)’을 기반으로 만들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해외 라이선스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을 감안하면 함의하는 바가 적잖다. 더욱이 국내 e스포츠 시장을 외제 게임이 ‘독과점’ 중인 터라 순혈 게임의 흥행은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 FPS시장은 2005년 서비스를 시작한 서든 어택이 여태까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 외 장르를 불문한 내로라하는 대작 게임들도 국내 e스포츠 시장에 연착륙을 시도했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비슷한 장르간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제페토는 과포화 상태의 시장에 비집고 들어가기보다 합리적인 방법론을 찾았다. 이들은 태국,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미개척지를 거점으로 미래를 그렸다. ‘시장의 가능성’을 본 것인데,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포인트 블랭크는 2009년 인도네시아에서 출시 후 7년 연속 게임 순위 1위 자리를 지켰다. 2010년과 올해엔 최다 동시접속자수 기록을 26만 명까지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태국에서 12만, 브라질 5만, 러시아 6만 등으로 호황을 이어갔다. 2015년엔 전 세계 1억 유저 돌파와 함께 서비스 지역을 100개국으로 확장하며 국내 FPS 게임 중 최다국 서비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러한 지역별 게임 수요는 자연스럽게 e스포츠 국제대회로 연결됐다. 제페토는 e스포츠 대회 취지를 ‘소통’이라 했다. 한 관계자는 “서비스 국가간 유저들이 모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기획한 게 e스포츠 대회”라면서 “상반기 포인트 블랭크 월드 첼린저스(PBWC), 하반기 PBIC 개최로 멀리 떨어져있던 유저들이 모여 즐기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선 유저들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제페토는 e스포츠의 순기능으로 ‘지속 가능한 관심’을 꼽았다. 제페토 관계자는 “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연 2회 진행하는 리그지만 글로벌 대회 참가를 위해 국가별로 3~6개월 동안 지역대회가 진행된다. 각 대회 우승자가 PBIC와 BPWC에 참가하는 방식인데, 거의 반년 이상 대회가 지속되기 때문에 자연히 유저들의 관심도 높은 텐션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e스포츠와 게임 흥행의 시너지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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