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삼성다운 경기였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큐베’ 이성진의 스플릿 푸시 능력이 절묘하게 버무려졌다. 자신들이 내킬 때만 싸우는 이기적 운영의 경지, 약 오른 디펜딩 챔피언의 펀치 세례는 허공을 갈랐다.
삼성 갤럭시는 4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 상대로 1세트를 먼저 뺏어오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삼성은 강력한 라인전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압박했다. 빠르게 SKT의 1차 포탑을 철거한 이들은 대지 드래곤을 2회 처치하는 등 오브젝트 면에서도 점수를 획득했다.
충분히 리드를 잡았다고 판단한 삼성은 23분 내셔 남작 사냥을 시도했으나 ‘피넛’ 한왕호의 그라가스에게 버프 스틸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대규모 교전에서 ‘큐베’ 이성진의 절묘한 궁극기 활용으로 4킬을 획득, 손해를 최소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31분 정글러 ‘앰비션’ 강찬용의 자크 없이 내셔 남작을 사냥, 상대방을 감쪽같이 속이는 영리함을 발휘했다. 이들은 버프를 활용해 SKT의 내각 타워를 차례차례 부쉈다. 천천히 적립한 대지 드래곤 3스택도 스플릿 푸시에 힘을 실어줬다.
36분 만에 SKT의 억제기 3개를 모두 철거한 삼성은 이어지는 국지전에서 상대 에이스 ‘페이커’ 이상혁의 카시오페아를 잡아내면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들은 수적우위를 앞세워 대규모 교전을 강제, 대승을 거둔 뒤 SKT의 넥서스를 폭파했다.
베이징│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