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늘 한결같이 단단한 플레이를 펼쳐온 삼성 갤럭시가 마침내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것을 연마하고 선보인 결과이기에 더욱 값어치 있는 우승이었다.
한국 삼성 갤럭시는 4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6년 롤드컵 결승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패해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내줬던 삼성이었기에 더욱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은 당시 접전 끝에 5세트를 내주면서 분루를 삼킨 바 있었다.
설욕의 원동력은 전 라인의 고른 성장이었다. 우선 탑라이너 ‘큐베’ 이성진은 올 시즌 가장 많이 기량을 발전시킨 선수였다. 그리고 오늘 전 세트에서 상대 라이너 ‘후니’ 허승훈을 압도하면서 ‘세계 최고 탑라이너’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정글러 ‘앰비션’ 강찬용도 보다 완성형 정글러에 가까워졌다. 지난여름 롤챔스 서머 스플릿까지만 해도 초반 갱킹에 소홀하고, 후반 운영에 치중한다는 평을 받았지만, 이번 대회를 거치면서 점점 무결점의 정글러로 성장했다.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 역시 1년 만에 탑클래스 딜러로 발돋움했다. 지난 2016년 결승전에서는 다소 아쉬운 포지셔닝과 스킬 활용 등 치명적인 실수를 범한 바 있었으나, 이번 결승전에서는 자야와 바루스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 정석적인 원거리 딜러 플레이를 펼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밖에 미드라이너 ‘크라운’ 이민호와 서포터 ‘코어장전’ 조용인도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면서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삼성은 이처럼 전 라인의 고른 성장을 토대로 한 층 더 성장한 채로 2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해 2대3은 올해 3대0이 됐고, 디펜딩 챔피언으로부터 우승자 타이틀을 뺏어오는 것으로 그간 흘린 피땀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던 셈이다.
베이징│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