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이 2013년 전무후무한 금융사건으로 불리는 동양사태에 후유증을 딛고 불황을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 실적 외에도 자본적정성, 수익성 모두 전년 동기 보다 향상됐다. IB(기업금융) 사업의 호조가 수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우려됐던 ‘일부 자본잠식’도 털어내면서 안정세를 접어들고 있다. 다만 부족한 재무여력(사내 유보율), 투자자 간 소송 문제(약 1조원 소송가액)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3억원, 당기순이익 22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각각 107.24%, 55.10% 증가했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유안타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5.6%로 지난해 같은 분기(2.6%) 보다 상승했다. 증권사 재무상황의 척도인 순자본비율(NCR)도 지난해 3분기 439.58%에서 올해 3분기 462.19%로 늘어났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2분기까지 일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3분기부터 자본총계(자기자본)이 늘어나면서 정상화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실적 개선은 IB(기업금융) 부문에서 큰 수익을 내서다. 수탁수수료 수익(1107억3600만원)은 지난해 3분기(1115억7400만원)에 줄어들었으나 증권인수 실적은 크게 늘었다.
올해 3분기 유안타증권의 증권인수업무 수익은 23조7658억8400만원(주관사 및 인수 실적 합계)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6조3854억1600만원) 보다 272.19% 증가했다. 인수 수수료도 78억72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42억8300만원) 83.79% 늘어났다.
유안타증권의 실적 개선은 기업 신용등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27일 유안타증권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상향조정했다. 이어 장기신용등급(선순위 기준)은 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Stable(안정적)에서 Positive(긍정적)로 변경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홍준표 수석연구원은 “자산관리·IB 부문 점유율 개선 전망, 고금리 후순위채 상환에 따른 이자비용 절감, 판관비 감축, 대만 유안타증권의 지원, 인지도 제고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의 재무여력의 지표인 유보율(자본유보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유보율은 유보금을 납입자본금으로 나눈 것을 뜻한다. 즉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이익을 사내에 축척하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유보율과 유보금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여력이 충분하고 기업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유보율이 비정상적으로 낮으면 재무구조가 허약하다는 뜻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의 3분기 유보율은 3.54%로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한화투자증권(-1.37%)에 이어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신영증권(1324.02%), 키움증권(1160.15%)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비율이다.
아울러 동양사태로 인해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총 32건의 소송 사건에 피소돼 있다. 소송가액은 1조2561억44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동양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소송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9월 기업어음(CP)에 투자했다가 이른바 동양사태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3년 8개월 만에 일부 승소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 안방보험이 지난 6월 동양생명보험 주식매매계약과 관련해 보고펀드 및 유안타증권을 상대로 6980억원 규모의 소송(손해배상)을 낸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