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정권교체와 맞물리면서 유래없는 상승세를 탔다. 코스피지수의 2500선 돌파, 제약·바이오주 돌풍 등이 대표적이다.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올해 증시에서 주요 이슈가 됐던 내용을 복기하고자 한다.
◇ 코스피, 거래소 개장 이후 첫 2500선 돌파
올해 증시에서 주목할 만한 사건은 코스피 지수가 거래소 개장 이후 처음으로 2500선을 돌파한 것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 2026.16p였던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타며 지난 10월 30일 2500선을 돌파했다.
거래소 폐장일인 12월 28일 코스피 지수(종가 기준)는 2467.49p로 1년 동안 21.78% 오른 것이다. 코스피 시가총액(1606조원)도 지난해(1308조원) 대비 298조원 증가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상장기업의 실적 증가와 전 세계 경기 호전 등이 지수 상승에 견인했다고 말한다.
특히 정권 교체 이후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탔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다음날인 5월 10일 기준 2270.12에서 약 2개월 만에 2400선을 돌파했다. 올해 7월 13일 코스피 사상 최초로 2409.49p를 기록하며 증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때문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 증권사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올 연말까지 26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8월 즈음 뜻하지 않는 북핵 변수로 인해 지수가 일시적으로 주춤했다. 지난 8월 북한과 미국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2300선 턱밑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추석 이후 북미 간의 갈등이 완화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9월 18일 2400선(2,418.21p)을 다시 회복했고 10월 30일 2500선(2501.93p)까지 돌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내년에도 증시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글로벌 증시의 강세와 상장 기업의 실적 향상 등이 지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삼성전자, 유래없는 고공행진…오너 부재에도 사상 최대 실적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계열사의 실적 향상으로 주가도 덩달아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이달 28일 종가기준으로 254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초(1월 2일) 180만5000원이던 주가가 1년 만에 41.16%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주가 상승만큼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각각 29.8% 179.42% 증가했다.
다만 최근에는 주가 상승세가 주춤한 형국이다. 이는 지난달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발표한 보고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메모리 사업이 정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29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Over weight)’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 이후 코스피가 30%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약 120% 올랐다”면서 “지금은 2018년에 들어서기 전 잠시 멈출 때”라며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해당 보고서가 발표되자 삼성전자 주가(11월 27일 종가기준)는 전 거래일 대비 5.08% 하락(263만2000원)했다. 지난달 26일(262만원) 이후 최저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11월에 비해 떨어졌다.
국내 일부 증권사도 삼성전자 4분기 실적은 기존 전망치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15조7000억원으로 기존 전망치(16조5000억원)에 비해 하회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4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 코스닥 시장과 제약·바이오주 돌풍
코스닥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업종은 단연 제약·바이오주(株)다.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제약·바이오업종이 다시 코스닥 시장의 주도주(株)로 부활한 것이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제약·바이오업종은 셀트리온이다. 이달 28일 셀트리온 주가는 22만1100원으로 올해 첫 개장일(1월 2일, 10만8200원) 대비 104.34% 뛰어올랐다.
시가총액도 크게 올랐다. 셀트리온의 현재 시가총액은 25조9679억원으로 올해 초(10조7600억원) 보다 141.33% 급증했다. 코스피 제약바이오주 삼성바이오로직스(23조6292억원)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말 상장한 신라젠의 주가는 1년 새 파죽지세로 뛰어올랐다. 신라젠의 이달 28일 주가는 9만3500원으로 올해 첫 개장일 대비(1만2950원) 622% 증가했다.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세는 기업의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아닌 미래성장성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 추진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바이오업종의 특성 상 벨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에서 고평가받고 있기에 언제든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 지난해 한미약품 사태로 제약·바이오 업종이 하락세를 보인 것처럼 신약 개발 등의 성공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