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보안 패러다임을 바꿀 ‘양자암호통신’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이란 분자보다 더 작은 단위인 ‘양자’의 복제 불가능한 특성을 이용한 암호화 기술이다. 제3자가 중간에서 통신정보를 가로채려 할 경우 정보 송·수신자가 이를 알 수 있어 해킹이 불가능해 안전하게 통신을 주고 받을 수 있다.
현재 국내 통신망은 데이터를 이진법으로 암호화해 네트워크에 전송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제3자가 암호키를 가로채면 도청이나 위·변조를 할 수 있어 해킹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양자암호통신이 해결할 수 있어 이통사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양자기술연구소(퀀텀테크랩)를 설립,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에 활용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5x5mm)의 ‘양자난수생성 칩’을 개발하는 데까지 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난수생성 칩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패턴이 없는 ‘순수 난수’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양자암호통신의 보안성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한다고 밝혀 두 회사가 만들 시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양자암호통신을 통해 5G를 이끌어가기 위한 가장 안전한 인프라까지 갖추겠다”고 전했다.
경쟁사 KT도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KT는 지난해 6월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을 보유한 KIST(한국과학기술원)와 협력, 양자통신 응용연구센터를 열고 지난달 KIST와 함께 최초로 상용 네트워크에 일대다(1:N) 양자암호통신 시험망을 구축했다. 이는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하나의 서버와 다수의 클라이언트가 동시에 양자 암호키를 주고 받을 수 있어 경제적 측면에서 경쟁력을 지닌다.
KT는 KIST를 비롯한 국내외 통신업계와 함께 양자통신 상용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양자암호통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원활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상용화 시점을 고려한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5G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보안’”이라며 “이통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양자암호통신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