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산업 전반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AI는 4차산업혁명의 혁신원천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포털사, 제조사, 이동통신사가 너나 할 것 없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실례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CES 2018’에 참가한 기업들은 AI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 ‘열풍’의 주인공 AI...국내 기업 음성인식· 대화 기술
기업들 사이에서 주인공으로 떠오른 AI는 크게 5가지 핵심 기술로 이뤄졌다.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 및 합성하는 ‘음성기술’ △사물이나 이미지를 인식하는 ‘시각기술’ △자연어를 처리·기술하는 ‘대화 기술’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형 추천을 가능하게 하는 ‘추천 기술’ △다국어를 번역 처리해주는 ‘번역기술’이 등이다.
국내 기업은 사람의 목소리를 인식하고 이를 이해해 명령을 수행하도록 하는 음성인식 및 대화 기술을 메인으로 자체 AI 플랫폼을 선보였다.
2016년 9월 SK텔레콤이 국내 최초 음성인식 AI 기기 ‘누구(NUGU)’를 선보이며 AI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경쟁사인 KT도 이에 질세라 ‘기가지니’ 개발에 성공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각각 ‘클로바’와 ‘카카오 I(아이)’를 개발해 포털사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용돼 등장한 AI 음성인식 플랫폼 ‘빅스비’와 LG전자 ‘딥씽큐’도 AI 경쟁에 가세했다.
◇ AI의 변신...기업별 활용 방법 ‘각양각색’
국내 기업들은 AI 플랫폼을 각사의 산업에 결합해 AI 플랫폼 생태계 확장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력 가전제품에 자체 AI를 접목해 가정 내 편리한 실생활을 가능케 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적용한 세탁기 ‘플렉스워시’ 신제품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하이 세탁기, 청바지는 어떻게 빨아야 해?”라고 물으면 빅스비가 “청바지는 ‘표준세탁’을 추천해요”라고 세탁방법까지 똑똑하게 안내한다. 또 현재 세탁 진행상황, 남은 세탁시간 등에 대해서 대화형식으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에어컨에 딥씽큐 인공지능 기술을 녹여낸 ‘휘센 씽큐’를 선보였다. 사용자는 친구와 대화하듯 간단하게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세먼지 지수도 알 수 있다. 휘센 씽큐는 실내 공기 상태에 대해 물어보면 종합청정도를 체크해 정보를 알려준다.
이동통신사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한 ‘탈(脫)’ 통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자체 AI 플랫폼을 내비게이션에 탑재해 가정 외 공간에서도 AI를 만나볼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T맵에 누구를 접목한 ‘T맵X누구’를 선보였다. T맵X누구를 통해 이용자들은 직접 손가락으로 터치하지 않고 음성명령으로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다. 주행 시 걸려온 전화를 거절하고 싶을 경우, “거절문자 보내줘”라고 말하면 미리 설정된 수신 거부문자가 상대방에게 발송된다. 음성으로 목적지를 검색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인에게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각 등의 정보도 문자로 보낼 수 있다.
KT도 ‘원내비’에 기가지니를 탑재해 영토 확장에 나섰다. 이용자는 ‘지니야’라고 부르거나 내비게이션 메인화면 우측 마이크 버튼을 눌러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원내비에 목적지를 말하면 가장 빠른 경로를 안내받을 수 있고 “과속카메라 어디 있어?”라고 물으면 이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또 “가까운 CCTV 보여줘”라는 음성명령을 내리면 실시간으로 CCTV 화면을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는 포털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인 ‘검색’에 AI 기술을 활용했다.
네이버 이용자에게 더 이상 ‘텍스트’만이 검색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 아니다.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에서 검색창 우측 마이크 아이콘을 누르고 검색어를 말하면 AI가 이를 인식하고 이해한 후 해당하는 검색결과를 보여준다. 이미지 검색도 가능하다. ‘스마트 렌즈’를 이용해 길거리 상점의 사진을 찍으면 해당 상점의 정보를 제공한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세계 AI 시장 규모는 2016년 80억 달러(약 8조4800억원)에서 2022년 1132억 달러(약 120조원)로 14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AI 시장을 겨냥한 국내 기업들의 공략전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