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오너 일가, 공산국가처럼 운영… SNS 사찰까지” 전 대한항공 기장 폭로

“대한항공 오너 일가, 공산국가처럼 운영… SNS 사찰까지” 전 대한항공 기장 폭로

기사승인 2018-04-17 19:02:39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파문이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운영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대한항공에서 7년간 기장으로 근무했다는 A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익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방송에서 A씨는 “대한항공은 총수 일가의 한마디에 모든 임직원들이 꼼짝하지 못하고 벌벌 떨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아무말도 못하는 구조”라며 “조 전무는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기분이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를 통과의례처럼 항상 고성을 지른다고 들었다.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면 6층 전체가 쥐 죽은 듯 고요해지고 서로 눈치만 보는 상황이 된다”고 폭로했다.

이어 “조현민 전무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가 비행기를 타는 날이면 온 부서가 비상에 걸린다”면서 “손님들이 탑승하고 있는데 거기서 지점장을 세워 놓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거나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게 항상 있었다”고 증언했다.

‘땅콩 회항’ 사건 이후에도 이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A씨는 “사건이 있고나서 회사는 직원을 존중하고 소통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는 했다”며 “하지만 말뿐이었지 사실 변한 게 없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에서 10년 넘게 기장으로 근무한 B씨도 오너 일가가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를 폭로했다.

B씨는 “사내에 통합 커뮤니케이션실이라는 부서가 있다”며 “직원의 SNS를 일일이 사찰해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으면 글을 내리라고 한다. 예전에 회장 욕을 쓴 직원을 정직시켰다. 그런 일이 흔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회장이 직접 고객 불만사항에 답글을 단다”며 “잘못을 한 직원이 있으면 ‘해병대 캠프에 보내라. 자비를 주지 말라’고 적는다. 그러면 그 직원은 회사생활이 힘들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오너 일가가 거의 공산국가처럼 자기들이 원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구조”라며 조 회장의 자녀 3명에 대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임직원들에게 반말을 한다거나 고함을 지르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데 오너 일가가 자꾸 반감을 사는 행동을 해서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통합커뮤니케이션실 SNS 팀은 대한항공 사랑나눔 일일카페, 당사 주요 시설 견학행사 등 SNS 팬들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2만 명이 넘는 직원의 SNS 계정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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