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더 크게” 고집하는 삼성·LG…소비자 반응은 ‘갸우뚱’

“TV는 더 크게” 고집하는 삼성·LG…소비자 반응은 ‘갸우뚱’

기사승인 2018-04-21 05:00:00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대형 TV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갸우뚱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TV 시장의 화두는 ‘초대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앞다투어 대형 화면의 TV를 시장에 선보이며 어느 기업이 더 큰 화면의 TV를 내놓을 것인가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2018년형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를 75형 중심으로 최대 1000만원대 가격에 출시하며 초대형 라인업을 강화했다. 상반기에는 82형을, 하반기에는 85형까지 출시할 예정이다. 초대형 TV 시장을 선도하고 경쟁사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벌려 13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의 기록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2018년형 QLED TV에는 ‘매직스크린’ 기능이 탑재됐다. 이는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 검은 화면 대신 날씨, 뉴스 등 생활정보를 제공하거나 그림, 사진을 띄워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LG전자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77형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는 화면 크기가 커지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을 위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을 20% 정도 낮춰 1000만원대로 책정됐다.

나노셀(Nano Cell) 기술을 적용한 LED TV는 86형까지 나왔다. 여기에 ‘갤러리 모드’ 기능을 넣어 TV를 보지 않을 때에는 TV를 액자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사진이나 그림 등을 TV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초대형 TV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업계의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 일부 소비자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어차피 못 사는 제품”이라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초대형 TV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큰 평수의 집을 소유한 소비자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초대형 TV를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의 소비자도 TV가 자칫 흉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매직스크린 기능과 갤러리 모드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래봤자 기계”라는 것이다. 작은 크기의 TV와 함께 실제 미술 작품을 벽에 걸어 놓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반응도 있다.

소비자들은 “가전업체들은 화면이 크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가정 내 공간 확보가 안된다”며 “지금 사용하고 있는 TV도 초대형이 아니지만 충분히 화질이 좋기 때문에 굳이 화면이 크다고 구매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초대형 TV의 가격에 여전히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고, 사람들이 작은 집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어 결국 장기적으로는 대중적인 크기의 중저가 TV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전업계 관계자는 “초고화질(UHD) TV와 방송 콘텐츠가 보편화되고 고해상도 영상 선호도가 증가하는 등 초대형 TV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가 분명 존재한다”며 “집 크기와 상관없이 큰 화면의 TV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해 소비자 부담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 “TV를 켜지 않을 때의 화면은 벽지와 동일한 사진으로 설정할 수 있어 주변공간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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