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위드이노베이션의 근로시간 단축 성공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를 운영하고 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이에 각 업계와 근로자 모두 저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걱정과 염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IT(정보기술) 업계는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울상이다. 업계 특성상 사업 내용 자체가 근로 시간을 고정해놓고 지키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IT업계는 서비스 출시 등을 제때 하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가득하다. IT서비스산업협회(ITSA)는 고용노동부에 IT 산업을 노동시간 특례 업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의결하기도 했다.
근로자들도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임금도 함께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며 한숨을 내뱉고 있다. 또 신제품이나 서비스 출시 직전에 특히 일감이 몰리는 연구개발(R&D) 부서 등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시간 외 근무는 근무대로 하면서 그에 합당한 수당은 못 받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우려와 달리 IT 기업 중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업계는 앓는 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성공모델을 참고해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게 사업을 운영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르면 위드이노베이션의 구성원은 매주 월요일 오후 1시에 출근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점심시간은 1시간30분이다.
처음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할 당시 “근무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업계의 우려와 달리 1년 후 위드이노베이션은 생산성 증대 효과를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과 사용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선용 위드이노베이션 인사총괄은 “전체 근무시간은 줄어들었으나 직원들이 집중해서 업무를 완료하고 정시 퇴근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구성원의 임금 감소도 없었다. 대신 명확한 목표의식, 동기부여, 정확한 업무 지시가 근무 문화에 조성될 수 있도록 해 구성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생산성이 증대되면서 구성원의 임금도 보존할 수 있었다.
또 영업부서나 R&D 부서 등에서 일하는 구성원은 불가피하게 연장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음날 출근 시간을 조정해 실질적으로 주 35시간 근무를 보장받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창의와 혁신으로 대표되는 IT 기업이라면 위드이노베이션의 근로 단축 성공 사례가 충분히 참고할 만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근무시간보다 근무 문화 및 환경이 기업의 경쟁력에 더욱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많은 IT 기업들이 과감하게 도입해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업계 관계자는 “직원 규모나 시스템 운영 방식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성공모델이 있다고 해서 다른 기업에도 같은 방식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남가언 기자 gana9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