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여름의 왕은 ‘우지’ 지안 즈하오(RNG)였다. ‘우지’가 생애 첫 자국 리그 우승을 거머쥔 데 이어 첫 국제무대 우승 커리어까지 추가하면서 자신이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임을 천명했다.
‘우지’의 소속 팀 RNG는 2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제니트 라 빌레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녹아웃 스테이지 결승전에서 한국의 킹존 드래곤X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우승했다.
제 손으로 ‘무관의 제왕’ 꼬리표를 떼어버린 ‘우지’다. 그는 경기의 분수령이었던 4세트 종반 내셔 남작 둥지 앞 전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그는 환상적인 카이팅으로 킹존의 주요 병력을 암살했고, 경기 분위기를 역전시켰다. 이 슈퍼 플레이는 곧 RNG의 우승으로 직결됐다.
그룹 스테이지가 펼쳐진 베를린과 녹아웃 스테이지의 무대였던 프랑스 파리에서 ‘우지’는 그 어떤 선수보다도 특별했다. 그는 대회 최다 킬과 최소 데스 기록을 동시에 석권하며 공격성과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어느 누구도 ‘우지’의 완승을 부정할 수 없었을 만큼 대단한 활약이었다. 이번 대회는 각 지역 최고의 원거리 딜러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유럽의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프나틱)도, 북미의 ‘더블리프트’ 일량 펭(팀 리퀴드)도, 대만의 ‘베티’ 루 유훙도, 심지어 한국의 대표 원거리 딜러 ‘프레이’ 김종인(킹존)까지도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제 ‘우지’에게 남은 것은 단 하나,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타이틀뿐이다. ‘우지’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팀을 결승에 올렸으나, 한국의 SK텔레콤 T1 K와 삼성 화이트에게 패배하면서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4년 동안 날을 갈아온 그가 다시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이번 롤드컵의 개최지는 4년 전 ‘우지’가 고배를 마셨던 한국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우지’에겐 어떤 여름과 가을이 기다리고 있을까.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