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정신력’을 강조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고자하는 의지만 있다면 이뤄내지 못할 것이 없다’는 말이 정설처럼 떠돌기도 했다. 열심히 했지만 실패한 사람에겐 노력이 부족했다고 하고, 힘들다고 하는 사람에겐 정신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무책임한 말이지만 그 말에 반박할 근거가 없었던 시대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과학의 발전으로 미지의 영역이었던 뇌에 대한 비밀이 풀리며 열심히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이유가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업무효율과 학습능력, 기억력 등을 향상시키는 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뇌의 각 영역을 어떻게 활성화시키느냐에 달렸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이야기가 되고 있다.
다음 두 권의 책은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뇌과학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는 당장 적용해볼 수 있는 실용적인 이야기를 가볍게 다뤘고, ‘알고 보면 쓸모 있는 뇌과학 이야기’는 현재 뇌과학이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는 전문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기분도 엉망, 컨디션도 최악이다. 괜히 신경질이 나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고 않고 무기력함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처럼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의 원인을 저자는 뇌의 문제로 해석한다. 저자는 뇌 속의 호르몬들을 조각모음 하듯 ‘최적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는 도파민, 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 우리 뇌 속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 일곱 가지의 기능과 역할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물질들을 필요에 따라 스위치처럼 끄고 켜는 생활습관, 식습관, 업무방식을 자세히 설명한다.
저자 가바사와 시온은 12년 째 SNS, 유튜브 등으로 정신의학과 심리학 지식을 일반인에게 쉽게 전달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담은 듯 당장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 지금까지 잘 몰랐던 이야기로 가득하다.
△ ‘알고 보면 쓸모 있는 뇌과학 이야기’
뇌과학의 세계를 더 본격적으로 알기에 적합한 책이다. 뇌를 연구하는 8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나눈 이야기들을 모았다. 뇌과학과 연관된 생물, 의료, 공학, 인지 등 다양한 주제를 각 전문가의 입장에서 다뤘다. 혼자서 찾아보기 힘든 뇌과학 관련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정부는 지난 3월 10년간 ‘뇌’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건강과 산업, 기술 등 당장 뇌과학을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알고 보면 쓸모 있는 뇌과학 이야기’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뇌신경학, 뇌의약학, 뇌공학을 다루고 있다. 조금 어렵지만 뇌과학의 발전 가능성을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