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빅3(대우조선·현대중·삼성중) 모두 올 2분기 부진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주 잭팟`으로 꼽히는 해양플랜트, 벌크선 등 수주 실적이 전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면서 하반기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03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4.5% 감소할 전망이다.
다만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 2986억원을 기록, 빅3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신규수주는 5월말까지 27억9000만달러를 기록 중"이라며 "지난 6월에는 현대상선으로부터 2만3000TEU(1TEU=20ft 컨테이너 한 개)급 컨테이너선 7척도 건조 계약 의향서를 체결한 상태로 아직 인식되진 않았지만 최근 선가를 감안했을 때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수주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은 876억원의 영업손실을, 삼성중공업은 영업손실 7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이유는 전년 대비 개선된 수주실적을 기록했지만 아직 회복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건으로도 약 10억달러에서 최대 30억달러까지 수주 잔고를 채울 수 있는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서의 수주가 전무했다.
실제로 올 1~5월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1007만CGT로 전년 동기보다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발주액은 해양플랜트 등 고가 선종 발주가 감소해 지난해보다 3.8% 줄어든 242억달러(약 27조120억원)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으며 중노위는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을 통해 ▲기본급 14만 6746원 인상 ▲성과급 250%+알파 지급 ▲하청노동자에 정규직과 동일한 휴가비·자녀 학자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경영 실적을 고려할 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본급 동결과 함꼐 경영 정상화까지 기본급 20% 반납을 고수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또한 지난 3일 93.4%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켰으며 쟁의권도 얻은 상태다. 노조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임금 10% 반납 및 상여금 분할 지급안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기업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