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외곽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50명까지 증가했고, 부상자는 156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희생자 중에는 생후 6개월 영아를 포함한 어린이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부상자 가운데 11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0여 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 수는 이날 아테네 북동쪽으로 40㎞ 떨어진 휴양도시 마티에서 사망자 26명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현장을 본 그리스 관영 ANA 사진기자 판텔리스 사이타스는 “심한 화상을 입은 사람들의 사체 26구가 바다에서 15m 떨어진 지점에서 뒤엉킨 채 발견됐다”며 “이들은 불길을 피해 바다 쪽으로 가려 했으나, 화염에 갇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20여 명의 사망자들의 시신도 전부 마티를 중심으로 한 아테네 동부 라피나와 네아 마크리 사이에서 수습됐다고 그리스 당국은 설명했다.
이들 상당수는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자택이나 차량에 갇힌 채 목숨을 잃었다. 여성 4명과 어린이 1명을 포함한 사체 4구는 인근 바다에서 수습됐다고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밝혔다. 이들은 불길을 피해 바다로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약 700명의 주민들이 해안으로 대피했다가 해안경비대와 인근을 지나던 배에 의해 구조됐다고 해안경비대 측은 덧붙였다.
당국이 강풍 때문에 고삐가 풀린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신고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테네가 포함된 아티카 주에는 전날 오후 아테네 서쪽으로 50㎞ 떨어진 해변의 휴양도시 키네타, 북동부 마티 지역 등 최소 3군데에서 잇따라 발화한 대형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수 백채의 가옥을 집어삼키는 등 재산,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자 그리스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유럽연합(EU)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스에서는 최근 40도가 넘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며 당국이 산불 발생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지난 22일에는 관광객 등의 열사병을 우려해 아테네의 상징인 아크로폴리스가 수 시간 동안 폐쇄되기도 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