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블라인드 면접 맞나요” 우왕좌왕 금융권 채용박람회

[르포] “블라인드 면접 맞나요” 우왕좌왕 금융권 채용박람회

기사승인 2018-08-30 01:00:00

지난 밤 서울에 첫 호우경보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지만 동대문디자인플라자(디디피)는 오전부터 구직자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북새통을 이뤘다. 일자리 정부 출범 이후 전 금융권이 총출동해 두 번째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협회 및 은행·보험·카드 등 59개 금융회사가 뜻을 모았다.

그동안 채용정보에 목말라하던 7000여명의 구직자들은 이번 대형박람회를 통해 취업갈증을 해소했다.

권세혁(남·27·마포구)씨는 “사전면접 신청이 있는지 몰랐다. 알았으면 지원했을 텐데 아쉽다”며 “사전면접은 신청하지 못했지만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박람회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날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자기소개서 컨설팅 부스가 행사 내내 구직자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라인 취업멘토링 플랫폼 코멘토 이강권 사업개발팀장은 “자기소개서를 토대로 3초만에 지원자의 성향, 강점, 약점 등을 분석해주는 시스템”이라며 “가장 적합한 곳이 어딘지 선별해주며, 모의 지원을 통해 해당 금융사에 합격할 수 있는지도 분석해 준다”고 설명했다. 

행사장 안의 뜨거운 열기와 상반되게 로비에는 긴장감이 넘쳐 흘렀다. 지원자들 표정은 사뭇 진지했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적어온 자기소개서를 되새김질 했다.

면접은 오전 10시부터 진행했다. 지난해와 달리 사전면접 신청을 진행해 지원자들이 장시간 로비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됐다. 주요 6개 은행(KB국민·NH농협·우리·IBK기업·신한)과 한국성장금융사는 이날 면접 우수자를 선별해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전형을 면제해준다. 사전접수자는 총 2800명 정도다.

사전면접 신청이 선착순 마감이다 보니 사전면접 신청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구직자들이 많았다.

유나영(여·19·중랑구)씨는 “사전면접 신청 당시 접속이 되지 않아 조마조마 했다”며 “20분 만에 마감된 은행이 대부분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면접보기 전에 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한 직원이 복지 혜택이 많아 여성에게 좋은 직장이라고 추천했다. 오늘 면접에 꼭 붙고싶다”고 말했다.

유씨처럼 사전에 해당 은행에 대해 알아보는 준비생들이 많았다.

김하나(여·24·경기의왕)씨는 “면접 전에 해당 은행 계좌도 개설하고 어플도 써봤다”며 “면접관이 친절하게 대해줘 긴장을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완벽한 블라인드 면접이 아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전 접수에는 이름, 핸드폰 번호, 이메일 주소 등만 기재했지만, 현장면접 신청서를 작성할 때 경력사항과 자격상항 기재란이 존재했다. 구직자 이근재(남·28·경기포천)씨는 “블라인드 면접이라고 들었는데, 현장 신청서에 자격증과 경력사항 기재란이 있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업계 관계자는 “나이와 학력을 블라인드하는 것은 맞지만, 경력 및 자격조건은 인재를 뽑는 하나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공동채용박람회 운영단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면접을 본 구직자 수는 1027명으로 집계됐다. 채용 상담을 받은 구직자 수는 5165명으로 성황을 이뤘다.

김태림 기자 roong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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