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이에 민감한 자동차와 항공, 해운업계 등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고유가 시대’에 대비해 친환경차 신모델 출시에 박차를 하고 있으며, 항공업계는 연료 효율이 좋은 신규 항공기 도입을 통해 에너지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2014년 말 폭락 이후 최근 3년 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50.05달러, 2분기 평균 48.25달러였으나 올 상반기 평균 65.44달러, 2분기 평균 67.91달러로 급등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1원 상승한 리터당 1623.4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가격은 3.3원 오른 1424.5원, 등유 가격도 1.8원 오른 950.1원을 보였다.
문제는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있다. 최근 미국이 이란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면서 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유가는 80달러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경제위기에 따른 석유 생산 차질도 우려돼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가에 민감한 자동차, 항공, 해운업계 등이 적극 대처하고 나섰다.
최근 자동차업체들이 친환경차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 4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서 공개한 브랜드 첫 전기차 재규어 아이페이스(I-PACE)를 오는 10월 국내에 첫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EQC’의 양산형 모델을, 아우디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e-트론’을 최초로 공개한다. 쌍용차도 2020년 SUV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는 전사적인 전기·기름 등 에너지 절감책을 강구하고 있다. 항공사의 경우 유류비가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 캐나다 항공기 제작사인 봄바디어사가 제작한 CS300 차세대 여객기를 국내선에 도입한 후 국제선까지 이를 확대한다. CS300기종은 동급 항공기 대비 높은 연료 효율성이 강점으로 장착된 엔진은 내부에 설치된 감속기어를 통해 최적의 속도와 효율을 발휘한다. 알루미늄합금과 탄소복합소재 사용을 통한 항공기 경량화와 공기역학적 설계를 통해 동급 기존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은 최대 20% 높고, 소음은 최대 20db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CS300 여객기를 내년 1월까지 3대를 추가 도입해 중·단거리 노선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 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7년 4월 A350-900 1호기를 도입하는 등 2025년까지 총 30대의 A350 기종을 도입할 계획이다. A350은 전세계 항공사들이 운용중인 항공기 중 최신예 기종으로 무엇보다 뛰어난 연료 효율성이 특징이다.
이스타항공도 오는 2021년까지는 보잉 737 MAX 8을 10대 이상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보잉 737 MAX 8은 항속거리가 길고 연료 효율이 기존 B737-800기종보다 약 14% 가량 향상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의 경우 유류비가 영업비용의 약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 항공기 제작사에서도 연비효율이 좋은 항공기를 중점적으로 개발함에 따라 향후 관련 기종 도입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신기술 도입을 통해 보다 내부 변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로 오라클을 선정,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SM상선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시험 운항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유가가 영향을 미치는 업종에 대해서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업체들이 적극 대응하고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