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62)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6월 임명 후 1년 5개월간 우리 경제를 이끌었다. 공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와 가계대출 규제, 유류세 인하 등이 있다. 그는 평소 막역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현안을 논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물러난다. 김 부총리는 장하성 정책실장과 함께 인사교체 명단에 올라와 있다. 후임 검증도 시작됐다.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한편으론 그럴 법도 하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내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는 김 부총리도 인정한 바다.
김 부총리는 그럼에도 할 말은 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그는 소득주도성장 오해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정부 정책을 비꼬는 여야 질문에 반박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급기야는 ‘프레임’ 논쟁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거취논란에 있을 때도 그는 “현 상황에서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제 책임”이라며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달 국무회의에서는 또 이런 말을 했다. 그는 “야당과 언론이 경제위기가 아니냐고 묻는데 ‘우리 경제가 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며 경제 체질 강화를 주문했다.
청와대는 이르면 내주 김 부총리 후임을 정할 전망이다. 야당에서는 인사에 대해 벌써부터 쓴 소리를 뱉고 있다. 김 부총리가 떠나는 길이 꽃길은 아니다. 다만 마지막 순간까지 리더로서 소신을 잃지 않은 건 분명하다. 지식인에서 경제수장으로, 이제는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그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