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것은 조금 어렵지만 너무 재밌어요”
24일 서울 청량초등학교 4학년 3반 교실에서 아이들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스위치)’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었다.
아이들이 하고 있었던 것은 ‘닌텐도 라보 버라이어티 키트(라보)’를 활용한 피아노 만들기였다. 3~4명으로 구성된 6개조의 아이들은 각자 역할을 맡아 스위치 화면에 나와 있는 여섯 단계의 제작 과정을 보며 골판지를 조립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하고 협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쉬는 시간 종이 쳤는데도 아이들은 자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느새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면서 “다 만들었어요”라며 외쳤다. 아이들은 완성된 골격에 스위치를 결합하고 피아노 건반을 누르자 피아노음이 나왔다. 한 아이는 신나하며 ‘젓가락 행진곡’까지 연주를 했다.
라보는 ‘만들기, 놀기, 이해하기’라는 콘셉트로 닌텐도 스위치를 활용하는 골판지 완구다. 키트에서 제공하는 골판지로 ‘토이콘’을 만들고 이에 스위치와 컨트롤러 ‘조이콘’을 결합하면 완성이 된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토이콘은 리모콘 카, 집, 낚싯대, 바이크, 피아노 등 총 5개다. 이외에도 라보와 함께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토이콘 창고’를 통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신만의 새로운 완구도 조립 할 수 있다.
메이커 수업은 2시간 총 5회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김원유 교사는 “라보는 게임뿐만이 아니라 조립 과정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된다. 특히 자신이 만든 완성품에서 소리도 나고 움직이기 때문에 큰 의욕을 느낀다”며 “우선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키트를 만들고 차후에는 토이콘 창고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도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량초등학교에서는 라보를 메이커 수업, 미술, 방과 후 수업에 이용한다. 여름방학 캠프도 운용할 예정이고 35명의 아이들이 신청을 했다. 김 교사는 “게임기로 수업을 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신 학부모들도 있었는데 학습 SNS에 올라온 활동사진들을 보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라보를 이용한 수업은 김 교사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성사됐다. 김 교사는 라보를 수업에 이용하면 유용을 할 것 같아 직접 한국닌텐도에 연락을 취했고 흔쾌히 기기를 대여 받았다. 청량초등학교가 소프트웨어(SW)교육 선도 학교로 선정돼 있는 것도 한몫했다. SW교육 선도 학교는 학생에게 학교 내 다양한 SW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운영 사업비도 지원 된다. 청량초등학교 같은 경우 약 1000만 원의 예산 지원을 받는다. 관계자에 의하면 한국닌텐도는 현재 청량초, 문백초, 경희여중 세 곳에 기기를 대여해주고 있다.
김교사는 “보통 초등학교 메이커 수업을 하면 열쇠고리와 같은 굉장히 단순한 것을 만든다. 하지만 라보를 사용하면 다소 어려워 보일 수 있지만 프로그램 내 커리큘럼도 굉장히 잘 짜여있어서 아이들 교육에 긍정적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다른 학생들도 라보를 많이 체험해봤으면 좋겠다. 라보 VR(가상현실) 키트도 나온다고 하니 앞으로 교육용 콘텐츠로 더 활용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