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질환들은 지방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서울 상종을 더 선호하는 경우이지만 중증 뇌전증은 다르다. 지방에서는 뇌전증 수술은 고사하고 수술 전 비디오뇌파검사도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강남베드로병원의 비디오뇌파검사실은 전국 환자들에게 오픈했다. 부산 종합병원의 환자 2명이 검사만 받으러 예약을 하였다가 취소했다. 부산에서 검사만 받으러 서울까지 온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결국 그 중증 뇌전증 환자는 검사도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살게 된다. 언제 신체 손상, 화상을 입을지 모르고 죽을지 모른다. 문제는 각 지역에 중증 뇌전증 환자의 1-2-3차 진료연계 시스템이 전무하다. 옆 병원에 검사실이 있어도 연계가 안 되어서 가지 못한다. 이것이 말이 되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뇌전증지원센터는 광역시 지부를 설치하고 뇌전증지원코디네이터를 양성, 배치해 일본, 중국과 같이 뇌전증 1-2-3차 병의원 의뢰-재의뢰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계획했으나 엉뚱한 곳에서 예산을 빼앗아 갔다.
5년 전 국회에서 중증 뇌전증 환자들의 치료를 향상시키기 위해 천신만고 끝에 겨우 마련한 예산이다. 질병정책과는 왜 이런 이상한 결정을 해서 원래 지원 목적의 중증 뇌전증 환자들이 피해를 보게 만드나. 아무런 관심도 없고 생각도 없다. 이런 정부가 또 있을까 싶다. 일본 노동후생성의 10분의 1만 따라가도 좋겠다. 전문가의 이야기는 듣지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 공무원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환자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고 수술로봇 사용을 막아서 뇌전증지원센터 사업을 크게 방해하고 있는 의사가 국가예산을 받았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정의는 죽었다.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고압적이고 비협조적인 공무원의 자세를 바꾸는 것이다. 문제를 덮으려 하지 말고 해결하려고 해야 한다. 이런 공무원에게 가점을 주고 승진의 기회를 주어라. 그냥 조용히 자리만 지키는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못한다. 하도 전화를 받지 않아서 뇌전증지원센터장 대학병원교수가 기차를 타고 오송의 보건복지부까지 내려갔는데 담당 사무관과 주무관은 마지못해 내려와서 1층 대기실에서 일반인 면담식으로 유리창 너머로 약 20분 듣고 올라갔다.
이게 말이 되나. 예의는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이런 식의 무관심과 무시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중증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내려갔는데 귀찮게 왜 왔냐는 태도였다. 돌아오면서 별의 별 생각이 다 났다. 이게 나라냐.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뇌전증을 차별하고 의도적으로 기를 죽이는 것인가. 이 사람들은 자녀도 없나. 시도 때도 없이 쓰러져서 다치는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다. 이 공무원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내 일이 아니라는 태도로 느껴졌고 절망감이 밀려왔다. 질병정책과가 이렇다면 보건복지부의 다른 과들은 더 한심할 것이다.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료 현장을 철저히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의료 현장에서 직접 뛰어보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어떻게 해결할지 방법도 알고 있는 사람이 장관이 되어야 한다. 말을 아무리 잘해도 실제 경험이 없으면 공연불이다. 국책 사업을 하면서 공무원들을 많이 상대했었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장관이 되어야 한국의 보건복지가 개선되고 국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오직 국민 생명만을 위해 대통령이 현명하고 단호한 결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