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바 분식회계 의혹’ 전화 보고받았나

이재용 ‘삼바 분식회계 의혹’ 전화 보고받았나

이전 삼성 주장과 배치

기사승인 2019-05-24 09:50:2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바이오에피스로부터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일정 등을 전화로 보고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한겨레는 23일 이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의 핵심경영 현안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지속적으로 보고받아 파악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난 셈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은 ‘85 대 15’의 비율로 삼성에피스를 합작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투자 지분이 적은 대신 삼성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후 2014년 삼성에피스가 이 부회장에게 삼성에피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게 되면 바이오젠은 상장 전 본인들이 보유한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화로 보고했다는 것. 나스닥 상장으로 기업가치가 오르기 전에 삼성에피스 지분의 절반을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는 삼성이 지난해와 올해 금융당국·법원·검찰 조사에서 해온 주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은 2015년 이전에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고 삼성에피스의 나스닥 상장도 2015년 이전에는 추진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삼성의 주장을 ‘고의적 분식회계’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특히 이 부회장에게 보고된 사실을 삼성 쪽이 은폐하고 대외적으로 다른 주장을 해온 사실에 주목하며 이 부회장이 불법행위를 인지하거나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에 이뤄진 것 아니냐는 것. 검찰은 전화 보고 외에도 이 부회장이 깊이 관여한 증거자료를 여럿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매체는 전했다.

지난해 7월 검찰 고발이 예상되는 시점에 삼성에피스가 삭제한 파일을 최근 검찰이 복구하면서 이런 내용이 드러났다. ‘부회장 통화 결과’,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등의 폴더에 통화 음성녹음, 녹취파일, 내용 정리 파일 등이 저장돼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개발비 투자 경과 등 사업적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일 뿐 콜옵션이나 나스닥 상장 등 회계 문제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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