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조5000억원의 부동산 사업 ‘인천 서구 한들구역’ 사업이 3기 신도시 등장으로 인해 고전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주력 금융·투자업계가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했고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다.
일반적인 아파트 분양 사업이 아닌 단지 주변으로 학교 및 편의시설과 같은 다양한 인프라 투자도 예정돼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다만 최근 냉랭해진 인천 서구 지역 분위기, 3기 신도시 등장, 공급 과잉 등은 넘어야 할 관문으로 보인다.
29일 건설부동산업계 및 IB(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혹은 내년에 인천 서구 백석동 170-3번지 일대에서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된다.
대우건설이 ‘푸르지오’ 브랜드로 시공을 맡았고 DK아시아(DK도시개발 계열사)가 시행을 책임진다. 특히 대우건설은 사업구역 내 2개 블록에 총 4805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을 건설한다. 1-1블록은 지하 3층~지상 40층 13개동 2379가구, 2-1블록은 지하 3층~지상 40층 12개동 2426가구 규모의 대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18일 한들구역 2개 블록 신축사업에 8650억원의 계약금액을 통해 체결했다.
금융·투자업계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이 사업에 KEB하나은행이 금융주관사로 선정돼 총 5500억원 규모의 PF 자금을 조달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SPC(특수목적법인)을 통해 각각 300억원의 대출원금을 조달한다. 두 증권사는 SPC에 대한 금융주관 역할 외에도 사모사채 인수확약이라는 리스크도 담당하고 있다. 사모사채 인수확약이란 SPC가 발행한 자금이 상환되지 못할 경우 사모사채를 통한 자금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한들구역은 ▲타 택지지구와 비교해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 ▲사업지 남측 인근 ‘검암역세권 개발’ 등이 호재로 꼽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들구역은 택지지구에 비해 각종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며 “전매 제한기간 6개월, 전용면적 85㎡ 이하 청약 시 가점제 최대 40% 이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지 남측에는 검암역세권 개발이 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리스크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인천 서구 지역 일대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다소 위축된 상황이다. 한들구역과 인접한 검단신도시의 경우 정부의 전매제한 규제 이후 청약률이 급감하면서 시장 상황이 냉랭해진 상태다. 전매 제한 규제 이전에 공급된 호반건설의 ‘검단 호반베르디움’은 6.3대 1의 청약 경쟁률(1순위)를 기록했으나 규제 후 분양한 ‘검단 대방노블랜드’(대방건설)은 0.07대 1의 저조한 청약률을 냈다. 동양건설산업의 ‘검단 파라곤’도 1순위 청약에 미달되기도 했다.
또한 인근 지역에 3기 신도시가 선정된 점도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주변에 공급 물량이 많아질수록 분양률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검단신도시(7만5000가구) 외에도 계양신도시(1만7000가구), 부천 대장 지구(2만가구) 등 반경 10㎞ 거리에 12만가구에 달하는 분양이 예정된 상태다.
아울러 현재 인천시의 미분양 물량(3월 기준) 2454가구로 수도권 지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인천 서구의 미분양 물량은 1386가구로 이 지역 전체 미분양 물량 가운데 절반 이상(56.47%) 차지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등 인천서구 지역은 서울 접근성 부분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라며 “게다가 3기 신도시 계획 등으로 물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분양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금조달 역할을 하는 하나은행 측은 이 사업의 수익성 대한 답변을 사실상 회피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