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일본의 경제보복을 '기해왜란'으로 규정하고 수출규제 확대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기업들의 지원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시는 19일 허성무 시장을 비롯한 관련 공무원과 유관기관 및 기업체 대표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일본의 수출규제가 연일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규제대상 품목 확대 우려로 지역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산업현황을 파악하고 정보교류 등을 통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창원은 주요 생산 부품 수입의 20%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규제대상 품목이 확대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
시는 창원상공회의소,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지역본부, 한국무역협회 경남지역본부, 한국무역보험협회 경남지역본부, 경남KOTRA지원단,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경남경영자총협회,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창원산업진흥원 등 유관기관과 현대위아 외 11개 기업체 대표들과 함께 특별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시는 수출규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유관기관 및 기업체와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해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된 업체현황과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중앙정부와 연계한 지원대책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창원상공회의소 김기환 과장은 "일본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경우 창원의 공작기계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장기적으로 핵심기술과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산업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료연구소 이정환 소장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 대한 발표에서 소재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 수입 다변화, 국내기술을 통한 내재화, 장기적 R&D 투자를 위한 노력과 장기적 대응으로는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의 컨트롤타워 설치, 소재 실용화 및 품질인증을 위한 기반구축이다"고 말했다.
경남창원스마트산단사업단 박민원 단장은 "독일과 일본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매우 유사하고 창원공단의 수출입구조 또한 거리를 제외하고는 차이점이 없기에 일본의존형 수입구조에서 벗어나 독일친화형 산업구조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최규하 원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로 정밀공작기계, 스마트 액추에이터 등 창원이 목표로 하는 스마트 산단 구축 추진사업이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창원시가 기술적으로 완전 자립하는 기술 광복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기업체 대표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제품과 기술력은 좋으나 최종 소비들이 특정업체를 선호하고 있어 이에 대한 소비자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고가장비 지원, 공작기계 부품 등 품질인증센터 설치, 중소기업 제품을 사용하게 하는 쿼터제와 제품품질 인증을 위한 Test-Bed설치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허성무 시장은 "'기해왜란'이라 불릴만큼 위기상황으로 관과 민이 서로 힘을 합쳐 위기를 잘 극복해야 한다"며 "위기극복을 위한 예비비 투입은 물론 중소기업 제품의 내구성 등 신뢰성 확보를 위한 품질 시험센터 구축, 국산부품 활용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 등에 대해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가 가진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한편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기업들을 지원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