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의 바람이 부는 21세기, 세계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섬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강철처럼 강한 소재로 강철을 대체해 산업 소재의 패러다임을 바꿀 꿈의 소재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효성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한국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탄소섬유의 이모저모를 Q&A 형식으로 알아본다.
◇탄소섬유란?
탄소섬유는 원사(실) 안에 탄소가 92% 이상 함유된 섬유다. 철에 비해 무게는 1/4에 불과하지만 10배의 강도,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또한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높아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적용이 가능해 ‘꿈의 신소재’라고 불린다.
특히 강한 소재는 무겁다는 상식을 깨며, 가벼우면서도 더 강한 탄소 소재로 산업 소재의 패러다임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게 산업계의 평가다.
현재 탄소섬유는 자동차와 건축 등 산업분야에서부터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 산업, 스포츠·레저 등 소비재 분야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제품과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원료인 탄소는 석유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탄소섬유를 활용한 제품은 수백배의 부가가치 효과가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전·후방 산업효과가 뛰어나,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섬유의 종류와 생산과정은?
탄소섬유는 탄성률에 따라 표준탄성(SM), 중탄성(IM), 고탄성(HM), 초고탄성(UHM)으로 구분된다. 다른 분류로는 사용처에 따라 범용, 중성능, 고성능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제조 방법에 따라서는 크게 PAN(팬)계와 PITCH(피치)계로 나눠진다.
먼저 PAN계는 아크릴나이트릴(Acrylonitrile)을 중합(아크릴로니트릴(AN : acrylonitrile)에 열과 압력을 가해 고분자 상태로 만드는 과정)한 후 방사(중합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고분자 중합체(PAN : Poly-Acrylonitrile)를 아크릴 섬유로 만드는 과정)해 얻은 PAN(Poly-Acrylonitrile) 섬유를 고온에서 탄화해 제조한 것이다. PITCH계는 석유, 석탄 공정에서 증류하고 남은 잔류물(Pitch)을 방사한 후 고온에서 탄화해 제조한 것이다.
2012년 기준 전 세계 탄소섬유 시장에서 PAN계 96.2%, Pitch계 3.8%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2011년 국내 최초 개발에 성공한 이후 2013년부터 PAN계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어디에 쓰일까?
탄소섬유는 100% 복합재료로 사용된다. 적용분야와 최종재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가공법이 적용되고 있다. 예컨대 탄소섬유강화복합재료는 탄소섬유를 강화 섬유로 사용한 복합재료다. 탄소섬유와의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에 따라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 탄소섬유강화금속, 탄소복합재료 등으로 표현된다.
기타 용도로는 인체 생체 적합성이 우수해 인공 뼈, 및 장기 등에 탄소섬유를 적용하는 연구 중이다. 무게가 가볍고, 마모와 부식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어 의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탄소섬유와 수소경제의 연관성은?
탄소섬유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경제 시대의 핵심소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탄소섬유는 가벼우면서도 일반 공기보다 수백배의 고압에 견뎌야 하는 수소연료탱크 핵심소재로서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 수송, 이용에 필수적이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 자동차인 수소차는 지난해 약 1800대 수준에서 2022년까지 약 8만1000대, 2040년에 약 620만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러한 수소경제의 활성화에 따라 국내 탄소섬유 시장의 급성장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탄소섬유가 가져올 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지구온난화 등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적인 소재의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볍고 강도가 높은 탄소섬유는 항공기 동체, 자동차 차체 등에 적용돼 경량화에 따른 연비 개선 효과와 CO2 배출 감소 효과가 큰 친환경 소재다.
탄소섬유가 항공기 및 자동차 등에 적용되면, 기기 자체의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연비 향상 및 배기가스 감축 등으로 친환경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탄소섬유는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으며, 기술 개발 여지도 많이 남아 있다. 최근까지 탄소섬유의 수요는 우주 항공 분야가 가장 많지만, 점차적으로 자동차 분야로 바뀌고 있다. 2021년에는 자동차 분야가 최대 수요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세계 자동차 생산국 6위인 한국으로서는 탄소섬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상 및 레저소재로써 활용도 기대된다. 가볍고 열에 강하다는 성질을 활용해 소화기에 적용할 경우, 노약자도 가볍게 사용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서핑보드, 스노우보드, 골프 샤프트 등 스포츠 레저용품으로 활용돼,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현장과 일상의 안전성 확대도 기대된다. 탄소섬유는 내열성, 내충격성, 내화학성을 갖추고 있어 산업분야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CNG 탱크, 소방관의 산소통, 건축 보강재 등에 쓰이며, 자동차용 소재로도 사용돼 강성과 내충격성을 높일 수 있다. 고강도 및 고탄성율 특성으로 엘리베이터 케이블 등 산업용 케이블 및 로프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탄소섬유 시장의 현황과 전망은?
먼저 올해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약 4% 규모에 불과하다. 다만 앞으로 수소경제 등에 힘입어 향후 5년간 17%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일본기업이 전체 글로벌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이어 세계 7위 소비국이다.
탄소섬유 산업의 고용 효과는 국내에서 탄소섬유를 유일하게 개발 및 상업화에 성공한 효성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현재 효성은 탄소섬유 사업의 연구개발, 제품 생산, 인력양성 등을 포괄하는 인프라 형성으로 현재 약 400명을 고용 창출했으며, 2028년까지 약 2300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