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는 드론 장비를 이용해 하늘에서 내려다본 농어촌과 도시, 삶의 현장, 노랗고 붉게 물든 가을 산과 들 등 ‘2019 여름 풍경’에 이어 다양한 가을 풍경을 연재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상에서 촬영한 사진들도 함께 소개한다.
3.자라섬에서 만난 천만송이 백일홍과 구절초
-가평군, 자라섬 남도 일원 5만㎡에 조성된 꽃테마공원-
-사진가들의 꽃 촬영명소를 인기-
-백일홍, 구절초, 핑크뮬리, 코스모스 등 가을꽃 풍성-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공식 축제는 취소-
북한강 가운데 자리한 가평의 자라섬은 따사로운 가을볕과 함께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뤘다. 캠핑, 축제, 재즈의 섬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자라섬에 또 다른 명소가 숨어 있다. 남도 일원 5만㎡에 조성된 꽃테마공원이 바로 그 곳이다. 중도에 조성된 봄의 정원 산책길을 지나 남도다리를 건너면 남도의 낮은 구릉을 따라 순백의 구절초가 소나무 군락을 배경으로 활짝 피어있다.
넓은 구절초 군락 중간 중간에는 이른 아침부터 다양한 자세로 사진작가들이 자신만의 멋진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관광객들도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인생 샷을 찍고 있다. 구절초 아래 핑크뮬리 단지에는 사진작가 지도아래 20여명의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모델의 자세를 바꿔가며 첼로 등 다양한 소품을 더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원색의 복장에 선글라스를 낀 사이클 동호회 회원들도 사진가들에게는 좋은 작품 소재이다. 삼각대에 값비싼 카메라를 장착한 작가들의 모델 요청이 싫지 않은 듯 그들이 원하는대로 꽃동산 사이의 소로를 여러 번 반복해 달려준다. 드넓은 구절초 단지를 벗어나자 이번에는 노랑 빨강 연분홍 백일홍 군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노란 백일홍이 군락을 이룬 곳에서 만난 생태사진가 용한국(57세· 춘천) 씨는 “아침 물안개와 함께 소나무를 배경으로 구절초의 멋진 장면을 담기위해 나왔는데 오늘은 물안개 대신 푸른 하늘이 반겨 주었다.”며 “수도권에서 멀지않은 자라섬은 사진가들 뿐 아니라 가족 단위 여행객이 다양한 꽃들과 대화하면서 힐링하기 좋은 장소”라고 말했다.
가평군은 올해 처음으로 자라섬 남도 일원에서 “사람과 꽃들이 하나되는 백일홍 축제”를 준비해왔으나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추세에 따라 백일홍 축제 등 10여개의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자라섬은 중도·서도·남도 등 3개의 섬과 2개의 부속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면적은 66만 1,000㎡로 인근 남이섬의 1.5배 크기다. 1943년경 중국인이 농사를 짓고 살아 ‘중국섬’으로 불리다가 1986년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북한강 가운데 개발에서 소외되고 주민조차 섬으로 인식하지 않던 자라섬은 북한강 수계 댐들의 홍수 조절로 물에 잠기지 않게 되면서 가평 관광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55,000㎡에 가득한 꽃향기가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재충전 시켜주는 청정섬. 산들산들 가을바람에 천만송이 백일홍과 함께 구절초, 메리골드, 핑크뮬리, 코스모스가 어울려 춤추는 꽃동산, 지금 자라섬에 가면 아름다운 가을 추억을 한껏 담아올 수 있다.
가평=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드론촬영=왕고섶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