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인 바른의료연구소가 명인제약의 ‘이가탄’의 효능이 임상시험으로 입증됐다는 광고의 근거 논문에 의문을 제기했다.
명인제약은 지난달 11일, 마케팅의 일환으로 새로운 TV CF를 공개했다. 이번 CF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면서 올해 3월 ‘BMC Oral Health’에 게재된 임상시험이 ‘이가탄’의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광고 하단 자막으로 ‘Hong at al. BMC Oral Health (2019) 19:40’ 논문의 출처를 소개했다.
바른의료연구소가 해당 논문의 원본을 확보해 검토한 결과, 명인제약이 광고를 통해 ‘이가탄’의 탁월한 효능이 임상시험을 통해서 입증됐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이 사실과 다르며 해당 임상시험이 ‘이가탄’의 효과를 입증하기에 부실한 연구라고 주장했다.
연구의 제목은 ‘만성 치주염 환자에서 이가탄의 효능에 대한 무작위, 이중 맹검, 위약 대비, 다기관 연구’다. 연구는 100명의 만성치주염 환자를 대상으로 3개의 의료기관에서 진행됐고 대조군과 실험군은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 기간은 8주, 첫 4주는 실험군만 이가탄 복용, 나머지 4주는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이가탄을 복용했다. 연구 결과 ‘이가탄’이 치주염증을 의미있게 감소시켰다고 결론 냈다. 임상시험은 명인제약이 연구비 및 연구 설계와 통계 분석을 지원했다.
연구소는 논문을 분석한 결과, 임상시험에 많은 오류가 있고 ‘이가탄’이 만성치주염에 효능을 입증했다고 주장하기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지발 임상연구’로 설계됐다. 두 그룹 가운데, 한 그룹은 처음부터 치료 약을 먹고, 다른 그룹은 일정 기간 경과 후 치료 약을 먹는 연구 설계다.
연구소는 ‘이가탄’이 만성치주염에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4주 늦게 ‘이가탄’ 복용을 시작했더라도 처음부터 복용한 환자와 비슷한 수준의 개선 효과를 보였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연구 시작부터 대조군과 실험군 간에 출발선이 달랐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에 속한 연구 대상자의 기본 특성은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어야 한다. 그리고 대조군과 실험군이 치료 후 치은염 지수(GI)에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두 그룹 간 잇몸 상태가 처음부터 달랐을 가능성과 4주째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가탄’의 효능이 입증됐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연구소는 명인제약의 해당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겨 ‘이가탄’ 광고를 허위·과장 광고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민원을 접수했다. 이와 함께 근거 논문의 내용이 이가탄의 효능을 정말로 입증한 것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해볼 것을 명인제약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