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골든라떼(Golden latte)

[박용준의 한의학 이야기] 골든라떼(Golden latte)

기사승인 2020-02-18 14:58:02

골든라떼(Golden latte)는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음료이다. 빅토리아 베컴, 기네스 펠트로우 같은 유명 연예인들이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즐겨 마시는 음료로 알려져 있다. 이 골든라떼는 아름다운 노란색으로 인해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골든라떼의 다른 이름은 터메릭라떼(Turmeric latte)인데, 이 터메릭(Turmeric)은 우리에게 카레의 주원료로 널리 알려진 강황(薑黃)의 영어 이름이다.

강황은 평균 기온이 20~30도의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 잘 자라는 생강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특유의 향과 매운맛은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려 요리의 재료 및 양념으로도 사용된다. 강황(薑黃)과 비슷한 한약재로 울금(鬱金)이 있는데, 원래 강황(薑黃)과 울금(鬱金)은 기원 식물이 다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강황과 울금은 거의 대부분이 강황으로, 강황의 뿌리줄기인 근경(根莖)을 강황이라 하고, 그 아래에 달린 덩이뿌리인 괴경(塊莖)을 울금으로 구분하고 있다.

강황(薑黃)은 생강 강(薑)자에, 노란색 황(黃)자로 ‘생강을 닮고 색은 노란색’임을 나타낸다. 울금(鬱金)은 막힌 기운인 ‘울(鬱)을 뚫어주고 색이 황금색’이란 이유로 울금(鬱金)인데, 강황의 노란색이 울금의 색보다 더 진함을 알 수 있다. 강황과 울금이 노란 색인 이유는 주성분인 알칼로이드 성분의 커큐민(Circumin)이 노란색이기 때문이다.

강황의 중요한 성분인 커큐민(Curcumin)은 노란색의 폴리페놀(Polypenol)의 일종으로, 토코페롤로 알려진 비타민 E보다 10배나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염증을 억제하여 종양생성을 막는 작용을 한다. 

지금까지 나온 커큐민 관련 논문만 해도 1만5000건을 넘는다. 커큐민(Curcumin)은 체내에 유해산소가 쌓여 발생하는 심장병을 예방하는 항산화 작용 및 노인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의 생성을 방지함으로써 뇌의 노화를 막는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래서 커큐민이 풍부하게 함유된 카레를 많이 먹는 인도에서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적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카레를 즐겨 먹는 인도인들은 알츠하이머 발생률은 미국인의 25%에 불과하다. 커큐민의 이러한 뇌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충격적인 일을 겪고 나타나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로도 알 수 있다.

또한 커큐민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간장의 해독 작용을 도움으로써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지방의 소화 흡수를 원활하게 하여 소화를 촉진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커큐민은 기존 항암제와 병용할 경우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정상적인 세포에는 독성을 나타내지 않으면서도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효과를 보인다. 한의학에서는 폐암 처방에 사용하는 한약재로 강황을 이용하고 있다.

커큐민은 기미, 잡티 등의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하여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으로 생리통, 생리불순 등 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다. 

나이든 사무직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효과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강황에 들어있는 커큐민은 비스테로이드 계열의 천연약물이기 때문에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강황의 효능에 대해 한의학에서 사용된 예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강황의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여 체내의 막힌 기를 순환시키고 응체된 혈을 통하게 함으로써 아픈 상태를 치료한다. 어혈을 깨고 좋은 피를 길러서 기운이 막힌 증상으로 인한 통증을 다스린다.”

薑黃味辛、苦,性溫。。治療氣滯血阻之痛症, 主要功用是破血、行氣
薑黃破血兼理血中氣滯,入肝脾二經,善破肝脾二經的血瘀氣結功能活血化瘀、行氣止痛。

신수본초《新修本草》에는 “강황은 가슴과 배의 맺힌 기운을 풀어주고, 응체된 기를 내리고 나쁜 피를 제거해서 종양을 제거하는데 그 효능이 울금보다 강하다”

《新修本草》:「主心腹結積,疰忤,下氣,破血,除風熱,消癰腫。功力烈于鬱金」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강황과 울금은 효능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울금은 심장을 다스리고, 강황은 위장의 적체된 기와 혈을 다스려 그 작용이 다름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本草綱目》:「薑黃、鬱金...形狀功用皆相近。但鬱金入心治血;而薑黃兼入脾,兼治氣,述藥則入肝,兼治氣中之血,為不同爾」

이렇게 한의학에서는 강황(薑黃)과 울금(鬱金)을 구분하여 사용한다. 이는 강황은 성질이 따뜻(溫)하고, 울금은 강황에 비해 냉(冷)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몸이 찬 사람에겐 강황을, 열이 많은 사람에겐 서늘한 기운을 가진 울금을 위주로 처방한다. 

이렇게 몸에 좋은 강황과 울금은 특유의 강한 맛과 향 때문에 선뜻 복용을 꺼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즘의 골든라떼의 인기도 따지고 보면, 몸에는 좋지만 맛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강황을 더 편하게 먹는 방법으로 새롭게 개발된 것이기도 하다. 강황이 듬뿍 들어있는 카레를 즐겨 먹는 식생활 패턴과 아울러, 올해는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 대신에 골든라떼를 마시면서 강황의 약효를 즐겨보면 어떨까?

박용준(묵림한의원 원장/대전충남생명의숲 운영위원)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