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불치병’ 폐섬유증 급성 악화 이유 발견했다

美 연구팀, ‘불치병’ 폐섬유증 급성 악화 이유 발견했다

기사승인 2020-03-25 16:33:09

[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폐에 상처가 생기면서 폐 조직이 딱딱해지는 병인 폐섬유증은 일단 진단을 받으면 3년 내지 5년 안에 목숨을 잃는 불치병이다. 

환경적 요인, 감염, 약물 복용 등의 연관성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원인불명이다. 이렇게 원인을 알 수 없는 사례를 ‘특발성 폐섬유증’(IPF)이라고 하는데 미국에선 한해 약 5만명이 IPF로 사망한다. 

폐섬유증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급격히 악화된다는 특징이 있다. ‘급성 악화’ 단계로 진행된 환자는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과 폐 기능 상실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IPF 환자의 50% 이상은 급성 악화로 목숨을 잃는다. 이 단계를 무사히 넘긴 환자도 50%는 4개월 안에 사망한다.

이제껏 연구진은 천천히 진행되던 IPF가 왜 갑자기 악화되는지 알아내지 못했는데 마침내 그 이유가 밝혀졌다. 

폐에 침투한 호염성 세균이 특정 화학물질을 분비해 폐 세포의 급속한 괴사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 화학물질을 차단하면 IPF의 급성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

미국 일리노이대 어버너-섐페인 캠퍼스의 아이작 칸 미생물학 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IPF 환자의 폐에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의 박테리아가 많이 증식한다는 건 이전의 연구에서 드러났다. 또 폐의 내벽에 다량의 염분이 침착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런데 빠른 속도로 폐 세포를 죽이는 건, 호염성 포도상구균이 분비하는 펩타이드였다. 연구팀이 코리신으로 명명한 이 화학물질은 IPF의 호흡 곤란 등 증상을 급격히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드러났다.

코리신을 투여하거나, 코리신을 분비하는 포도상구균에 감염된 생쥐는 ‘급성 악화’ 조짐이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났다. 아울러 급성 악화를 경험한 IPF 환자의 폐 조직 샘플에서도 높은 수위의 코리신이 검출됐다.

연구팀은 또한 호염성 포도상구균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이 박테리아가 폴리펩타이드(다중 아미노산 결합체)를 잘게 쪼개 코리신을 생성한다는 걸 발견했다.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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