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각종 개발 호재로 꿈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옛 한전(한국전력공사) 부지를 매입한 이후 지난해 착공을 본격화했다. 또한 이 지역 일대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들어서면 이 지역은 강남역에 이은 새로운 권역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개발 기대감과 달리 현장에서 있는 상권들은 여전히 생업이 불안한 상황이다. 올해 초 세계적으로 확산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이 지역에 대규모 개발이 이뤄진다면 인구 유입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임대료도 동시에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24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GTX가 개통 예정인 코엑스 사거리 인근(강남구 삼성동 161번지)과 현대차그룹의 GBC(글로벌 비즈니스센터·구 한전부지)의 공시지가는 3.3㎡당 각각 9240만원, 2억145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26% 14.63%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그룹 GBC 부지 일대 공시지가는 5년 전(3.3㎡당 8448만원) 대비 153.90% 올랐다.
삼성동 일대 공시지가의 급격한 상승은 대규모 개발호재가 예정돼 있어서다. 이 가운데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영동대로 지하개발 프로젝트’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역 일대에 지하철 2·9호선을 비롯해 향후 KTX 동북부연장선과 GTX A·C노선, 위례신사선 등 4개 철도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 같은 교통망을 통해 대규모 지하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삼성동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삼성동은 향후 6개 노선으로 이뤄진 교통 중심지가 될 것이며, 지하화 개발이라는 호재까지 겹치면 강남역을 대체하는 문화·경제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오는 2026년 완공을 계획하고 있는 GBC 프로젝트는 수많은 인구유입과 함께 약 27년간 265억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역~봉은사역 일대 상권들의 분위기는 온도 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동 일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실 개발이 이뤄지면 인구 유입이 이뤄지겠지만 대형상가와 몰(쇼핑센터)가 지하에 집중돼 있다는 것은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대부분 상권이 지하에 흡수되면서 외부에 있는 상권이 크게 활성화 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삼성동 일대 지가(땅값)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으나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역 일대에서 상권을 운영하고 있는 A씨도 “삼성동 부동산 가치는 오르고 있지만 현지 상권은 코로나19(재택근무 증가)와 회사 이동에 따른 인구유입 감소로 전년과 비교해 확실히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역 일대가 개발된다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 수혜를 보는 것은 건물주들”이라며 “임차인들은 역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에 따라 임대료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영동대로 일대 주민들은 예상 외로 GTX노선과 같은 교통시설 조성에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는 송파구는 석촌호수 수위 저하와 싱크홀(sink hole·땅이 푹 꺼지는 현상)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동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서 일부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상가뉴스레이더 선종필 대표는 “송파구 방이동 상권도 롯데몰이 들어서는 초기 예상과 달리 규모가 더욱 커졌다”며 “또한 삼성동 개발사업도 전체적으로 크게 보면 업무시설 조성으로 이는 강남역 삼성타운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에셋 최재견 팀장은 “사실 판교 현대백화점이나 영등포 타임스퀘어 조성과 같은 대형복합시설이 들어서면서 주변의 상권들이 도태된 적은 있으나 삼성동의 경우 주변까지 함께 활성화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일대는 대규모 공원이 조성과 함께 다양한 교통 및 개발 호재가 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판교 현대백화점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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