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서도 각각 33명, 77명이 사랑제일교회를 다녀간 것으로 파악되면서 전국 유행에 따른 지역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광복절 보수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에 의한 ‘n차 감염’이 2차 대유행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보수단체 일파만파 등이 개최한 집회에 참석해 주도한데다 대구·경북 시도민 중에서도 집회에 참석한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10시 현재 대구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956명으로 전일 0시보다 6명이 늘어났다.
지난 13일과 16일 각각 1명이 늘어난 뒤 17일 3명에 이어 6일간 11명이 늘어난 것이다.
신규 확진자 중 1명은 용인 우리제일교회 n차 감염에 의한 동구 확진자(16일 확진)의 가족으로 70대 남성이다.
또 서울 동작구 확진자가 대구에서 접촉한 4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성구에 살고 있는 가족 2명(60대 남여)과 북구에 살고 있는 지인으로 30대 남자와 50대 여성이다.
또 다른 신규 확진자는 달서구에 거주하는 70대 남성으로 지난 10일 경기도 일대를 방문한 뒤 16일부터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17일 영남대학교병원에서 확진 판정 받았다.
신규 확진자 6명 모두 수도권발 감염이다.
경북에서도 포항과 영덕 등에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발생했다.
교회 등에서 시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감염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면서 대구·경북 시도민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영업자 김영재(37·대구 수성구)씨는 “안정세를 이어가던 대구와 경북에서도 수도권발 확진자가 나오면서 지난 2~4월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며 “종교 활동의 자유도 좋지만 코로나19로 수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부 임수정(39·대구 수성구)씨는 “태극기부대 집회를 비롯해 보수단체가 주최한 행사가 열릴 때마다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간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번 광복절 보수집회 참석자들이 숨길 경우 ‘조용한 전파’가 대구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며 “주위에서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해 마스크를 미리 챙겨놔야 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무증상 감염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코로나19 재확산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숫자가 많았지만 단일 감염원이었던 대구·경북이나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보다 지금 수도권의 유행 상황이 더 어렵고 위험도가 높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이후 43일간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대구시도 2차 대유행을 우려해 18일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대구시는 지난 7일부터 13일 사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하거나 1일부터 12일 사이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 간 시민,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오는 21일까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고 검사가 나올 때가지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하는 행정조치를 내렸다.
시는 또 수도권 방문자에 대해서는 익명을 보장하고 검사 비용을 전액 지원키로 했다.
시는 이번 행정조치를 따르지 않아 지역사회에 코로나19를 전파할 경우 구상권 청구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위험시설인 클럽과 룸살롱 등 유흥주점을 대상으로 전자출입명부 관리, 마스크 착용 등의 의무 방역수칙 준수 이행여부를 긴급 점검하고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키로 했다.
또 시교육청, 대학 측과 협의해 2학기 개학을 앞둔 역외 거주 기숙사 입소 대학생 및 중·고등학교 학생은 반드시 코로나19 진단검사(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검사 비용은 시에서 부담한다.
이와 함께 미술관, 박물관 등 공공시설 운영시간 단축, 스포츠 경기 관중 입장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최근 서울과 경기도 등을 중심으로 하루 수백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2차 대유행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이 ‘2차 대유행의 갈림길’이란 사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수도권 지역 방문과 행사·모임·집회 등에 최대한 참가를 자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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