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의 바이러스가 전체 7가지 지만 정부가 민간 제약사 등에 제공한 바이러스 종류는 2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 2월11일부터 9월7일까지 총 263건의 바이러스를 연구용으로 분양했지만, S타입 233건, L타입 30건으로 단 2종류의 바이러스만 제공했다.
서 의원은 “현재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총 7가지로 분류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여태껏 단 2종만 연구용으로 분양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의 감염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감염 확산 이후 GH형 바이러스가 주로 전파되고 있다”며 “질병관리청 역시 코로나19 감염확진자 1040명의 유전자 서열 정보를 분석을 통해 GH타입이 67.4%로 가장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4.5%에 불과한 S타입과 L타입만을 연구기관 등에 계속 제공해 온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코로나19 감염자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정보에 따르면 GH그룹이 67.4%로 가장많고, GR그룹 13.8%, V그룹 12%, S그룹 4.1%, G그룹 1.8%, L그룹 0.4%, 기타그룹 0.5%로 확인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늘부터 GH 등 다른 타입의 바이러스 분양에 나서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이태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지난 5월부터 4개월이나 지나고 나서야 움직였다”며 “코로나19 종식에 필수적인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인프라 조성의 구체적인 계획 없이 미봉책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제약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시험할 수 있는 민간 바이러스 연구시설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숙 의원실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직접 연구할 수 있는 생물안전 3등급(BL-3) 이상의 시설은 국내 72개이지만, 이 중 민간기관은 2개에 불과했다. 백신·치료제를 직접 개발하는 제약회사가 보유한 시설은 전무해 국내 제약사들은 바이러스 관련 시험 모두를 외부 위탁하고 있어 자체 연구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3일 발표를 통해 민간 제약사 등 19개 기관의 시험시설 사용 신청에 대해 10곳을 허가했다고는 하지만, 해외 제약사들의 인프라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서 의원은 지적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선두 주자인 우한생물학연구소는 BL-3 시설로 백신을 직접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백신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 역시 BL-3 수준의 시험시설을 갖추고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질병관리청은 정부 연구과제로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해 총 1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정부의 바이오제약산업 육성에는 충분치 않아 한국의 바이오제약산업이 세계적 역량을 갖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정숙 의원은 “이번 국감은 코로나19 발생 후 첫 국정감사인 만큼, 정부의 바이오제약 산업 육성 정책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는 장으로 삼을 계획”이라며 “당내 유일한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심정으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한국바이오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과 제도적 개선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