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이뤄냈다. 생보사들이 저축성 보험 대신 보장성 상품에 주력한 전략과 주식시장의 회복 등에 영향을 받아 좋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3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4% 증가한 3166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삼성생명의 전체 매출액은 8조3140억원에서 7조7653억원으로 5487억원(6.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661억원에서 3746억원으로 1085억원(40.7%) 늘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기피현상으로 보험금 청구가 줄면서 위험손해율이 개선됐고, 전분기 변액보증준비금으로 인한 손익이 회복된 기저효과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3분기 위험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8.7%p 감소한 79.7%를 기록했으며, 올 3분기 변액보증준비금은 하반기 이후 증시 상승에 힘입어 1270억원이 환입됐다. 그 결과 이차익(이자율차이익)도 9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5%(750억원)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무려 104.05% 증가한 1488억원을 시현했다.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9조331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0.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4296억원, 3116억원을 기록하며 같은기간 각각 135.76%, 92.73%씩 늘어났다.
한화생명의 호실적은 ▲지난해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 ▲보장성보험 중심의 신계약 증가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함께 작용했다. 한화생명의 3분기 수입보험료는 3조436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06억원(12.8%) 증가했다. 이 중 일반계정 수입보험료는 2조5690억원으로, 보장성보험의 비중은 59%를 차지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주식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커지면서 변액보험 판매에 따라 적립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이 일시적으로 늘었다”며 “하지만 2분기부터 주식시장이 점차 안정화됨에 따라 적립했던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장성 APE(연납화보험료)는 전년동기 대비 111.4% 성장하는 성과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3년부터 선제적으로 보장성보험 집중 전략을 구사한 미래에셋생명도 3분기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미래에셋생명은 3분기 31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미래에셋생명의 전체 신계약 APE는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했는데, 이 중 일반 보장성 상품의 비율이 85% 증가했다.
보장성보험 판매전략으로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도 3분기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신한생명은 3분기 순이익으로 전년동기 대비 56.0% 증가한 1713억원을 순이익을 달성했다. 여기에 보장성보험 APE는 3048억원으로 같은기간 7.9% 증가했으며,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을 앞두고 있는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한 2133억원을 거뒀다.
또한 지난 2018년 신계약의 절반에 수준에 머물던 보장성 보험 판매 비중을 지난해 88.3%, 올 상반기 기준 91.9%까지 늘리며 포트폴리오 구성 변경에 성공한 NH농협생명은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동기(247억원) 대비 보다 2배 넘게 증가 643억원을 시현하는데 성공했다.
보장성 보험 집중전략으로 호실적을 거둔 생보사들은 앞으로도 저축성 보험 판매보다 보장성 보험 판매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축성 보험이 여전히 고객 수요도 높고, 업권 자체의 강점은 유지되고 있지만 곧 업계에 IFRS17 회계기준이 도입되는 등 향후 부채 관리를 위해서는 보장성 보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변동성 확대와 저출산, 저금리 등 생보사들에게 불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무리한 영업확대 대신 안정적인 영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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