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하나은행장이 글로벌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법인 중국유한공사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둔 반면 일본통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활동했던 SBJ은행, 손태승 지주회장과 권광석 행장이 근무했던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영업 전문가 출신인 은행장으로 있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해외 자회사 법인이 코로나19 여파에 흔들렸다. 이 가운데 은행장의 해외 주력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역 법인들의 실적도 크게 엇갈렸다.
특히 우리은행의 미국 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감소가 뚜렷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101억3400만원으로 전년동기(198억2200만원) 대비 48.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충격에 따른 ▲리테일 제한 ▲저금리 기조 및 자금경색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국의 기존 상업은행은 투자은행과 달리 실적이 줄어들었다. 미 2위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3분기 순이익은 48억8000만달러(한화 약 5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과거 해외법인장을 맡았던 일본 자회사 SBJ은행도 올해 3분기 534억97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동기(539억8700만원) 대비 0.90% 감소했다. 일본 메가뱅크 그룹이 실적이 부진한 것을 본다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다만 총포괄손익은 크게 줄어들었다. SBJ은행의 올해 3분기 총포괄손익은 845억4400만원으로 전년동기(1137억4200만원) 대비 25.67% 감소했다. 총포괄손익이란 당기순이익과 기타포괄손익을 더한 것으로 매도가능금융자산평가손익, 해외사업환산손익, 파생상품평가손익, 유형자산재평가손익 등을 들수 있다. 현재 당장 배당으로 지급할 수 없는 금액이자 미실현손익이지만 중장기적인 이익(배당) 지급력도 해당된다.
반면 하나은행의 중국법인 자회사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올해 3분기 순이익(868억4900만원)은 전년동기 이익(74억6900만원) 대비 약 1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산, 부채의 선제적 포트폴리오 조정에 성공했고 채권투자 및 모바일 중심의 리테일 금융영업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은행장들은 모두 해외영업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점장, 글로벌부문장을 역임한 바 있고,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우리아메리카은행 미국 워싱턴영업본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일본통’으로 불리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SBJ은행 부사장과 법인장을 역임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중국법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단장과 초대 중국하나은행장을 맡은 이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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