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 플랫폼기능 강화 방안에 업계 ‘시큰둥’...수익·현실성 ‘글쎄’

금융위 은행 플랫폼기능 강화 방안에 업계 ‘시큰둥’...수익·현실성 ‘글쎄’

은행플·랫폼업계 “자본력 있지만 경쟁력은 부족”
금융위 “이미 확보된 기존 고객 통해 경쟁력 실현 가능성”

기사승인 2020-12-16 06:03:02
▲ 자료=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은행의 플랫폼 사업 진출 확대 방안을 두고 금융권과 핀테크업계가 다소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막대한 자본력은 장점으로 꼽히지만 현실적 실행 방안과 수익성에 있어서는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반면 금융위는 은행의 부수업무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미 금융업으로 확보된 수천만의 고객들이 있기에 현실화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금융 협의회를 통해 은행이 다양한 플랫폼 기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금융회사와 핀테크·빅테크 모두의 공정한 혁신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상향평준화를 목표로 했다. 즉 카카오·네이버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대응해 은행도 금융·생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만약 시중은행의 플랫폼 사업이 현실화되면 은행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식주문, 쇼핑도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은행의 금융 혁신뿐만 아니라 소비자 편익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과 현실화 방안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업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지는 조율하는 단계 수준”이라며 “아마 앞으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자는 취지인 것 같은데 아직은 모호하다는 인상이 강하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도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해서 그것이 성공할 보장도 없다”며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 수 있고, 배달 규제에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사업 성공에 대한 카카오 등 플랫폼업계의 시선도 부정적이다. 한 플랫폼 기업 인사는 “카카오뱅크 등이 금융소비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 이유가 기본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가 자본력이 뛰어난 건 강점이겠지만 바로 그것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금융위는 수많은 고객을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은행의 특성상, 충분히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측은 “단순히 연계 방식이 아닌 은행 자체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예를들어 음식중계 플랫폼이라면 배민(배달의민족)과 같은 자체적인 배달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구축에 무리가 없으며 시장경쟁력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측은 “배민도 앱을 통한 플랫폼이지 자체적인 배달업이 아니다. 가맹점과 계약 관리는 위탁업체들이 따로 하고 있다”면 설명한 뒤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약 2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도 1200만명이 넘는다. 이미 확보된 고객이 은행 내 자체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기존 플랫폼 보다 소상공인에 대해 저렴한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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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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