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농협금융은 몇 해 전부터 꾸준히 농업 부문과 관련한 기업 육성을 위해 모험자본(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해왔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최근 몇 년간 농협금융이 조성한 농식품 부문과 관련 펀드의 수익은 코스닥벤처펀드와 비교해도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주력 계열사 NH농협은행과 NH농협캐피탈이 각각 출자한 농식품 관련 사모펀드와 벤처펀드가 부진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NH농협은행이 지난해 4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한 PEF(사모펀드) ‘NH나우농식품1호 사모투자합자회사(PEF)’는 수익이 정체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기업벤처캐피탈‘ 나우IB캐피탈과 NH농협은행이 공동으로 운용하는 펀드로 유망 농식품 벤처기업과 수출주도 글로벌 강소기업을 투자 자산으로 삼고 있다. 실제 'NH나우농식품1호 PEF’는 올해 정밀 농업 벤처기업 ‘긴트’에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수익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지주는 이 펀드에 대한 지분법 손익은 마이너스(-) 1억23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출자 금액 대비 손실 폭이 적지만 기존 벤처기업 투자 펀드(코스닥벤처 공모펀드)와 비교한다면 큰 차이가 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제공한 코스닥 벤처공모펀드의 평균 수익률(1년 기준)은 37.44%에 달한다. 만약 400억원을 투자했다면 148억원에 달하는 평균 수익(평가손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에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식품 관련 기업들을 육성하는 차원으로서 펀드를 조성했고, 스타트업 기업 투자이다 보니 아직 단기적인 수익이나 손실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농협캐피탈이 출자한 농식품 펀드도 손실이 쌓이고 있다. 농협캐피탈이 벤처캐피탈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농업정책보험금융원’과 함께 출자한 ‘농식품펀드인 ‘NHC-DTNI 농식품 일반 투자조합1~2호’가 아직까지 부진한 상태다.
지난 2017년 설립된 ‘NHC-DTNI 농식품 일반 투자조합1호’(출자금액 220억원)는 설립된 2017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지분법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다. 또한 이 펀드에 대한 그동안 누적 영업손실은 16억원에 달한다. 2018년 설립된 2호 펀드 역시 아직은 재무제표상 이익은 거두진 못한 상태다.
이에 농협캐피탈 관계자는 “재무제표 상에 나오는 지분법 손실은 관리보수 비용으로 적용되고 만기도 8년이기에 아직은 충분한 시간이 있다”며 “또한 일부 기업은 엑시트(차익 후 매각)했고, 총 3개 기업이 엑시트를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엑시트) 대기 중인 기업은 내년 상장을 대기 중”이라며 “IPO 이후 상장이 마무리된다면 충분한 차익실현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협금융의 농식품 기업 펀드 조성은 농식품 산업 민간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과 농업 활성화라는 농협의 취지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그동안 농협은 농민이 주체인 협동조합으로 불리었지만 실제 농민 이익과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 몇해 전 국정감사에서는 농민이 아닌 공무원 위주의 1% 저리대출 비중이 90%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됐다. 또한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농어촌 상생기금’ 납부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농협은 이 기금에 3334만원을 납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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