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쇄신 통해 견조한 실적…코로나19에도 선방
소띠 동갑내기로 잘 알려진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취임 이후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쇄신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 은행장이 취임 이후 KB국민은행은 뱅킹앱 고도화, KB모바일인증서 출시, 디지털창구 전환, 손으로 출금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디지털 경쟁력을 가속화시켰다. 또한 차세대 전산시스템(The K 프로젝트)를 통해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적용한 금융 플랫폼을 구축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자사를 디지털 금융기업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ICT 금융에 적합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채용을 연중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학력 보다는 능력에 초점을 두고 직무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코딩능력평가’를 도입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시행에 맞춰 신한 쏠(SOL) 하나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 오픈뱅킹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두 사람은 보수적인 은행 문화 개선에도 앞장섰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취임 초 기업문화 변화에 중점을 두면서 형식 보다는 내용을 충실히 하자는데 초점을 뒀다. 그는 ‘종이’, ‘PPT’, ‘불통’을 없앤 “3無”의 기본원칙을 수립하고 새로운 기업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기존의 ‘통일성 추구’라는 명목 아래 획일적 틀로 작용했던 직원 유니폼도 전면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은행권 최초로 상대평가를 폐지하고 영업전략 수립 권한을 현장에 위임한 ‘같이성장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중심, 현장자율 영업을 통해 고객과 은행이 균형있게 동반 성장하는 영업문화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보호그룹 신설, 투자상품 판매 정지제도 도입, 고객중심 영업점도 설립했다.
두 은행은 수장들의 적극적인 쇄신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익을 내면서 업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1조9041억원, 신한은행은 1조7653억원을 기록했다.
IB(투자금융) 부문도 증권 계열사와 협업을 통해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과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시설 조성과 같은 인프라 투자 뿐만 아니라 주택사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대표적으로 대구광역시 달서구 감삼동 562번지 일대에 건설되는 ‘힐스테이트 감삼’(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 금융주관 역할과 리스크 관리(신용공여)까지 함께 담당했다.
신한은행도 올해 초 증권 계열사 신한금융투자, 대림산업, 미래에셋대우 등과 함께 고덕강일 10블럭 공동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출자했고, 자금조달도 함께 담당했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 매입(약 3100억원 규모)과 관련된 금융 주선에도 참여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도 활발…동남아 및 선진국으로 확대
해외 시장 공략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동남아와 선진국 시장에 대한 투트랙 전략을 기반으로 해외사업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캄보디아 소액대출기관인 프라삭 인수에 이어 올해 4월에는 미얀마현지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부여 받았다. 올해 8월에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추가 지분 인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전략을 다변화했다. 신한은행은 금융그룹 계열사 해외네트워크와의 시너지 영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디지털 전략 추진에도 박차를 가했다. 대표적으로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에서 신한 쏠(SOL)의 현지화 버전을 출시해 글로벌 디지털화 확대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신한은행이 외국계 은행 1위를 지키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베트남 5대 경제도시 모두에 영업점을 개설하는 성과를 냈다. 이어 뉴욕, 홍콩, 싱가폴 등 글로벌 금융의 본산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 성과로 신한은행은 런던지점에서 아프리카 수출입은행(Afrexim)을 대상으로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성공적으로 주선하기도 했다.
이밖에 최근 급변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맞춰 ESG 경영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친환경 특화상품을 출시했으며, ▲시중은행 최초 지속가능채권 발행과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 ▲친환경 업무용 차량 도입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적도 원칙이란 1000만 달러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가 환경파괴를 일으키거나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할 경우 투자대금을 대지 않겠다는 자발적 협약을 의미한다. 또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PF금융 주선 ▲코로나19 피해지원 채권 발행(호주달러 ESG캥거루채권)을 담당했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