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쯤 서울 서초구에서 “폭설인데 제설이 더뎌 차량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차량들은 언덕길을 오르지 못했다. 배달원들은 오토바이에서 내려 직접 차량을 끌고 갔다. 대형 버스·화물차는 갓길에 비상깜빡이를 키고 정차한 경우도 많았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접촉사고도 발생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는 정차해있던 시내버스와 승용차가 추돌했다. 현장을 목격한 최모씨(24)는 “버스 바퀴가 헛돌고 차들이 미끄러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정말 많았다”라며 “도로에 버려져있는 차도 있다”라고 말했다.
더딘 제설작업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SNS에는 “폭설인데 제설차가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시민들의 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지금이 80년대냐”라며 “잠실부터 양재까지 도로가 주차장이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4시간 20분 동안 차에 갇혀있었다”라며 “분당내곡간 도로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고 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귀가를 포기하고 주변 숙박 시설로 발걸음을 옮겼다. 폭설 이후 강남의 한 숙박시설은 만실이었지만 방문객이 새벽까지 이어졌다.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최모씨(56)도 집 대신 주변 숙박시설에 묵기로 결정했다. 정체가 극심한 강남대로 구간에서 제설차량과 경찰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움직여봤자 시속 5㎞로 도저히 집까지 갈 수 없었던 상황”이라며 “어떻게 제설작업조차 제대로 안 되어있는지 개탄스럽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는 7일 긴급 제설작업, 안전 관리를 지시했다. 출근길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늘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6시 남부순환로는 여전히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구간들이 많았다. 수도권 곳곳에서도 지하철이 고장나고 버스가 지연되는 등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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