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경동 시인과 정홍형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수석부지부장, 성미선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우 권리찾기 유니온 활동가, 서영섭 신부 등 5명은 12일 단식 22일째를 맞았다. 이들은 지난달 22일부터 물과 소금만을 섭취하며 단식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의 아침 기온이 –18.6도까지 떨어졌을 때도 이들은 길에서 단식 농성을 지속했다. 당시 체감온도는 –25도에 달했다. 지난 6~7일 폭설이 내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주어진 물품은 침낭과 깔개, 비를 가릴 수 있는 얇은 비닐 정도다. 천막 등은 칠 수 없다. 청와대 앞은 집회·시위 금지 구역이라는 이유에서다.
송 시인은 “견뎌보고 있지만 워낙 혹한”이라면서도 “(김 위원장의 복직이 이뤄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 농성장 앞에서는 비인권적이고 반인권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세월호 유가족분들도 저희와 똑같이 침낭과 깔개 등에만 의존해 길 위에서 버티고 계신다”고 이야기했다.

송 시인 등과 함께 단식에 나섰던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과 한경아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공동대표는 건강 악화로 단식을 중단,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김 지도위원은 해고됐지만 노조를 위한 활동을 지속했다. 지난 2011년 정리해고 반대를 촉구하며 영도조선소 타워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 농성을 벌였다. 전국 각지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영도조선소를 찾았다. 전국에서 총 3만5000여명이 방문했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해 만 60세로 정년을 맞았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위원회는 지난해 9월 한진중공업에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권고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송 시인 등은 “노조활동을 이유로 공권력에 의해 끌려갔고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며 “이는 기업의 노사 교섭에만 맡겨둘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정치권도 시급할 조치를 취할 책무가 있다”며 복직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암 투병 중인 김 지도위원도 지난달 30일 부산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전국 도보행진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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