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의 ‘이익공유제’란 코로나19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호황인 업종이 피해 계층, 저소득층과 이익을 나누자는 제도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트렌드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온라인 등 플랫폼들은 이득을 봤다는 주장이다.
현재 이들 플래폼 업체들이 피해 계층·업종을 위한 기금, 펀드를 조성하면 고용안정, 일자리 확대 등에 사용하는 안이 검토 중이다.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이익공유제와 관련 “공동체 회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자발적인 참여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유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 차원의 추진을 공식화했다.
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때문에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또 고용취약계층들이 있는 반면, 오히려 기업성적이 좋아지고 돈을 버는 기업들도 있다"면서 "그런 기업들이 출연해서 기금 만들어 고통받은 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다면 그건 매우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다만 여론의 반발을 예상해 "민간 재계에서 자발적 움직임으로 운동이 전개되고, 참여하는 기업에 국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개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쿠팡과 배민 등 타깃 업계에선 당혹감이 역력하다. 호황 업종과 피해 업종의 구분 자체가 모호할뿐더러, 코로나로 인한 성과를 측정하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기업 손익은 코로나라는 환경 외에도 세계 경기, 제품의 경쟁력, 마케팅 역량, 시장 트렌드 변화, 업황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되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플랫폼 기업이 적자를 감수하며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을 해왔던 것을 무시하고 코로나만으로 수혜를 봤다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 음식 배달 등 플랫폼 기업들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코로나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보기 힘들다. 쿠팡의 경우 2019년까지 누적 적자만 4조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인건비와 낮은 마진에 적자를 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2019년 배달앱 출혈 경쟁으로 364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다.
자칫하다간 ‘착한 기업’과 ‘나쁜 기업’이란 이분법적 프레임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자발적 참여라고 해도, 낙인찍기가 가능한 일”이라며 “정부 정책에 참여하지 않으면 어떤 불이익이 뛰 따를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경제계도 이익공유제의 신중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자칫 이익공유제가 기업의 이윤 추구 동기와 성장·혁신 동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련 입장문을 통해 "강제적 이익 환수 방식은 기업의 이윤 추구 동기를 위축시키고 경제의 활력을 꺾는다"며 "기존에 기업이 자율적으로 추진해오던 상생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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