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대구시의 한 동물원이 코로나19 여파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물들을 방치하고,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도살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산 속에 버려진 동물들은 먹이는 고사하고 며칠씩 물조차 먹지 못한 채 추운 겨울을 나고 있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 등에 1년 넘게 방치된 A동물원의 모습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담긴 여러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또 방치된 동물들을 돕고 있는 한 가족에 대해 소개했다.
비구협은 달성군에 위치한 A동물원측이 지난해 휴장한 이후 원숭이, 낙태, 양, 염소, 거위 등을 그대로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또 동물들을 돌보지 않은 것은 물론,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공개된 장소에서 잔인하게 동물을 죽였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지옥 같은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들에게 구조의 손들을 건낸 건 인근에 살고 있는 B씨 가족이었다.
B씨 가족은 자신들의 운영하는 블로그에 방치된 동물들의 모습과 전기와 수도가 끊겨 고드름 집이 되어버린 우리, 물이 아닌 배설물이 가득 찬 식수통 등 동물원의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담았다.
특히 목이 말라 입에 거품이 잔뜩 껴 있는 낙타와 목에 줄이 감겨 죽어가고 있는 염소의 사진은 보는 이마저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또한 고드름으로 가득찬 원숭이 우리는 흡사 ‘겨울왕국’을 연상케 했다.
그동안 B씨 가족은 방치된 동물들을 살리기 위해 물과 사료, 과일 박스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며 동물들을 구조했다.
한편 비구협은 대구시와 대구지방환경청에 동물학대에 의한 격리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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