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는 백신 접종 모의훈련이 진행됐다.
오후 2시, 센터 입구에서 문자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고 백신 접종대상자를 나타내는 목걸이를 차고 입장하게 된다. 안내 직원의 안내에 따라 F동으로 들어가게 된다. 건물로 들어가기에 앞서 얼굴 온도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손 소독 후 안내문을 받고 이동하게 된다.
건물로 들어오면 진한 노란색 선을 따라 이동하게 된다. 접수 데스크로 이동 뒤 신분증을 주고 접종대상자임을 확인받은 뒤, 예진표를 받는다. 한쪽 벽에 마련된 책상에서 예진표를 작성한다. 주변에 있는 간호사에게 제출하고 나면, 간호사로부터 전광판에 번호 뜨면 안쪽으로 이동해 달라는 안내를 받는다.
전광판에 번호가 뜨면 창구로 이동하고, 손목을 통해 체온을 측정하고 접종 동인 C동으로 이동한다. 접종구역인 C동은 대기실·예진실·접종실·주사준비실·관찰실 등으로 나뉜다. 대기실에는 빨간색 의자가 1m 간격으로 유지돼 있다. 국군현장지원팀의 경호를 지원하고 있고 10명까지 대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기실로 들어가면 번호표를 뽑게 되는데 번호가 호명되면 예진실로 이동하게 된다.
예진실로 가게 되면 의사로부터 ‘앓고 있는 질환은 없는지’, ‘백신은 처음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되고, ‘접종 후 15분 지켜본 뒤 귀가하면 된다. 접종 부위가 붉게 될 수 있지만,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다. 집에 귀가한 뒤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면 119에 신고해달라’는 내용의 안내를 받게 된다.
접종구역에서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신상에 대해 한 번 더 확인한 뒤,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
접종을 마친 뒤에는 복도 건너편에 관찰실로 이동하게 된다. 모니터에 대기석을 표시해 놓은 정보가 띄워지고, 각 대기석에 자신이 받은 번호표가 표시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현재 몇 분간 관찰 중인지 확인되고 15분이 지나면 ‘관찰 종료’ 표시로 변경된다. 해당 모의훈련은 30분이 조금 넘게 걸렸다.
이날 모의훈련을 진행한 접종센터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사전에 했던 모의훈련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이번에 50명이 한꺼번에 들어오니 관찰실에서 다소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접종 준비나 예진은 잘 돌아갔는데 관찰구역에서 지체되는 것 같다. 관찰구역의 좌석 수를 34석에서 44석으로 늘리는 등의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번호표 시스템은 잘 작동됐다. 예진표 작성이나 문진 과정에서의 지체도 없었다”며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모의훈련을 해서 그랬을 수 있다. 실제로 예진을 하면 예상한 3분보다 훨씬 더 짧게 걸릴 가능성도 높을 듯하다. 하지만, 안내문이 3쪽이나 되는데 다 읽어보고 가는지 모르겠다. 빨리빨리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안내문을 읽고 올 수 있도록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대기하면서 제공되는 정보가 화면을 통해서 나오지만, 가독성 있게 보완할 방안도 모색하겠다. 오다가다 읽더라도 빠르게 진행되니 안내문다를 보낼 때 내용을 보다 충실히 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가다듬어 보겠다”고 밝혔다.
해당 모의훈련은 30분 이내에 50명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다소 지연됐다.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1시간에 100명, 6시간에 600명 모듈을 구상해 만들어놓고 진행했다”며 “오늘 다소 지연됐다. 외부에서 많이 오고 해서 조금 늦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전국의 250개 백신접종센터를 이용하면 하루 15만명이 맞을 수 있다. 한달 450만명이 맞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부 백신의 경우 2차례 맞는 경우도 있다. 화이자 백신은 3주 후 2차 접종을 맞아야 한다. 그러므로 20일에 300만명이 맞는 게 되고, 결국 6주에 300만명이 맞을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리시스템을 통해 백신접종계획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정경실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상반기에는 우선접종 대상자를 중심으로 접종센터에서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예약시스템이 아닌 배정시스템으로 일괄적으로 어떤 기관에서 맞게 된다고 배정해줄 것이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예방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모의훈련은 화이자 백신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오 센터장은 “화이자 백신이 보관온도나 보관 기간 등이 가장 까다롭다”며 “ 일단 화이자 백신을 만족하는 모듈로 만든 것이다. 다른 백신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다만, 오늘 진행한 훈련은 접종자가 방문했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찾아가는 모델도 마련해야 한다. 해당 모델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백신이 수급되면 바로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다. 백신 접종 순서는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진, 수도권 감염병 전담병원 의료진 등부터 우선 접종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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