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8시 문영남 작가 KBS2 ‘오케이 광자매’
가족극의 대가 문영남 작가가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오케이 광자매’는 이혼 소송 중 엄마가 피살된 사건에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드라마다.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왜그래 풍상씨’ 등으로 가족 관계를 주로 다뤘던 문 작가가 자신의 특기를 또 한 번 꺼내든 셈이다. 이광남(홍은희), 한예슬(김경남), 허기진(설정환) 등장인물 이름만 봐도 문영남표 드라마임을 알 수 있다.
전에 없던 비장의 카드도 있다. ‘오케이 광자매’는 단순 가족극이 아니라 복잡 장르를 꿈꾼다. 홍보 문구도 ‘미스터리 스릴러 멜로 코믹 홈드라마’다.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이 살인사건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한데 모이며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그려낸다는 각오다. 이 시국을 반영한 설정도 눈에 띈다. 방영 전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 등장인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캐릭터의 이름이나 극 중 에피소드를 통해 세태를 풍자해 온 문 작가는 이번 드라마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시대의 일상을 담았다.
◇ 오후 9시 임성한 작가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임성한 작가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1은 이번주 막을 내린다. 절필 선언을 물리고 6년 만에 복귀한 임 작가는 이 작품으로 변치 않은 필력을 자랑했다. 필명을 피비로 변경했지만 등장인물의 말투나 사자성어와 속담을 곁들인 대사만 들어도 임성한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떠오른다. 이 드라마는 TV조선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넷플릭스에서도 꾸준히 인기영상 상위권에 올랐다. 얼마 전 올 상반기 방송을 목표로 시즌2 제작도 확정했다.
임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도 여전하다. 30·40·50대 세 부부의 결혼과 불협화음이라는 소재가 임 작가의 전작에 비해 평범해 보였던 건 방영 전 시각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자,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며 ‘역시는 역시’라는 평이 나왔다. 예상처럼 남편 세 명은 모두 불륜을 저지르는 중이다. 외도도 모자라 의붓어머니와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는 남편도 있다. 극 중반까지 불륜 상대를 밝히지 않았던 임 작가는 10회에서야 비밀을 밝히고 과거 시점으로 이야기를 되돌려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불륜 과정을 꼼꼼하게 그려낸다. ‘정성’들인 음식과 이에 관한 설명이 자주 나오는 것도 임 작가의 작품답다.
◇ 오후 10시 김순옥 작가 SBS ‘펜트하우스’ 시즌2
화제작 ‘펜트하우스’ 시즌2는 반환점을 돌아서 내달린다. 김순옥 작가가 집필한 ‘펜트하우스’의 시청률은 올라가기만 하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시즌2에서도 시즌1(28.8%)에 못지않은 최고시청률 26.9%(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회에서 청아예술제 살인사건의 전말이 드러났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김 작가는 남은 6회에서 배로나(김현수) 살인사건의 전말 및 오윤희(유진)와 로건리(박은석)의 공조, 천서진(김소연)과 주단태(엄기준)의 관계 변화 등을 그려낼 예정이다. 심수련(이지아)과 똑같은 얼굴을 한 정체불명의 새 인물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펜트하우스’는 김 작가의 장기와 역량을 총동원한 드라마다. 자극적이며 예측할 수 없고 빠르다. 세상을 ‘펜트하우스’라는 세계로 압축해 그 안에 사는 인물들의 욕망을 자극적으로 나타낸다. 매회 살인 같은 강력사건이 등장할 정도다. 김순옥월드에 발을 들였다면 개연성이나 서사 완성도를 따지기보다, 생각을 비우는 게 마음 편하다. ‘이렇게 잘사는 집 아이들이 왜 모두 성악을 전공하려고 할까’ ‘최고의 주상복합 헤라팰리스에 무단침입하는 것은 왜 이리 쉬울까’ 등 ‘왜?’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이 세계를 즐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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