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30~40대 남성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급격히 증가했다. 30대 남성 4명 중 1명이, 40대는 3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이라는 결과다. 특히 교육과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게 나타나 주목된다.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22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APCMS) 기념 기자단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대사증후군 팩트 시트’를 발표했다.
‘2021년 대사증후군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007년 21.6%에서 2018년 22.9%로 최근 12년간 완만하게 증가했다. 다만 성별 차이가 컸다. 남성의 경우 2007년 22.5%에서 2018년 27.9%로 급증한 반면, 여성은 2007년 20.8%에서 2018년 17.9%로 오히려 줄었다.
남성은 모든 연령대에서 최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증가했다. 특히 30대와 40대에서 크게 증가했다. 30대 남성의 대사증후군은 2007년 19%에서 2018년 24.7%로, 40대는 2007년 25.2%에서 2018년 36.9%로 늘었다,
여성은 20~40대까지 대사증후군 유병률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50~60대에서는 유병률이 기존보다 감소했으며, 70세 이상의 경우 2007년 54.5%, 2014년 34.9%, 2018년 53.5%로 최근 4년간 증가폭이 컸다. 여성은 폐경기 이후 대사증후군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남성 90㎝, 여성 85㎝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고밀도지질단백질(HDL) 콜레스테롤 남성 40mg/dL, 여성 50mg/dL 미만 ▲혈압 130/85mmHg 이상 또는 혈압강하제 복용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혈당강하제(인슐린 복용) 등 5개 기준 중 3개 이상일 때 진단된다. 대사증후군은 당뇨 및 심혈관질환의 전단계로 여겨진다.
대사증후군 위험요소 5가지를 각각 분석한 결과, 고혈당 문제가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고혈당 유병률은 2007년(남녀 평균) 21.9%에서 2018년 29.6%로 남녀 모두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회는 최근 우리 국민의 ‘당 섭취 증가’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설탕세 도입’ 등 정책적 해법을 놓고 토론 자리도 마련했다.
고광곤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회장(가천의대)은 “비만 문제가 심각한 미국은 실제 설탕세를 도입해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대 젊은 대사증후군이 늘고 있는데 당이 첨가된 음료 등을 많이 섭취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며 “당류 섭취와 혈당 문제가 심화될 경우 학회차원에서 설탕세 도입 등 정책적인 해법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위험요소들은 특히 남성에서 문제가 컸다. 남성 복부비만(허리둘레)의 경우 2007년 25.8%에서 2018년 32.9%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여성은 2007년 26.2%에서 2018년 20%로 오히려 줄었다.
고혈압 유병률은 남녀 모두에서 증가했지만 특히 남성의 증가폭이 높았고,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의 평균치는 연도에 따라 큰 변화는 없었지만, 여성은 다소 줄고 남성은 다소 증가했다. 위험요인 중 저고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만 남녀 모두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대사증후군은 사회경제적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최근 4년간(2016~2018년) 교육수준별 대사증후군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초등학교 졸업 이하 그룹에서는 유병률이 30.5%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졸업군은 27.3%, 고등학교 졸업군은 24.3%, 대학교 졸업 이상은 20.2%로 학력이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유병률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수준을 4개 유형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권이 29.3%, 중하위권 24.2%, 중상위권 22.9%, 상위권 20.4%였다.
김장영 학회 연구이사(원주의대)는 “이번 분석에서 뚜렷하게 관찰된 점은 대사증후군의 성별 차이다. 여성은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남성에서 증가폭이 컸다. 특히 30~40대 남성 대상 예방에 주력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여성은 20~40대까지는 큰 변화가 없지만, 폐경 이후 연령에서 유병률이 2배 이상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교육과 소득수준에 따른 건강불평등도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강원지역에서도 도시와 농촌 간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농촌지역에 대해서는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추기 위한 추가적인 정부의 사업 등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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